연극제 수상작부터 음악극까지
웃음·감동 선사
내용·형식 각양각색
골라보는 재미 '쏠쏠'

제10회 통영연극예술축제가 13일 오후 7시 30분 개막작 <통제영의 바람>을 시작으로 22일까지 열흘간 일정에 들어간다. 통영시민문화회관과 벅수골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연극 공연 외에도 보고 즐길 거리가 많다. 남망산공원 야외무대에서는 매일 음악과 춤 공연 등 부대행사가 열린다. 또 통영시민문화회관 전시실에서는 통영연극예술축제 10주년 기념 전시가, 남망산공원 옛 전수관에서는 희곡 북카페가 준비됐다. 통영시민문화회관 연습실에서는 기획콘퍼런스 학회(14일), 지역문화자원활용 워크숍(20일)도 열린다.

연극축제인 만큼 역시 연극을 보는 재미가 가장 크겠다. 눈여겨볼 만한 작품 몇 편을 미리 살펴본다.

행사 일정, 티켓 구매 등 자세한 내용은 통영연극예술축제 홈페이지(www.bsg.or.kr)를 참고하거나, 055-645-6379로 문의하면 된다.

◇<갑옷>(박태환 작·연출) = 14일 오후 7시 30분, 15일 오후 3시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극장. 김수미, 정재화, 김성대, 김정민, 김민주 출연.

울산 극단 세소래가 만든 연극으로 올해 울산연극제 연출상, 우수연기상, 무대미술상을 받은 작품이다. 전직 경찰인 한 치매환자가 주인공이다. 그는 자신의 딸을 죽이고 30년 형을 받은 살인범이 10년 만에 출소한 사실을 알게 된다. 살인범을 찾아 직접 복수를 하려는 주인공. 치매를 앓고 있기에 메모와 녹음, 사진 등 온갖 수단으로 결국 살인범을 찾아낸다. 그런데 그의 복수는 왜곡된 기억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딸의 죽음도 사실은 기억에 없는 일. 그는 자신의 삶에서 도망치고자 스스로 망각을 했던 것이다. 과연 무엇을 믿어야 하며, 진실은 무엇일까. <갑옷>은 기억에 관한 독특한 연극이다.

치매를 소재로 한 연극 <갑옷>./통영연극예술축제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김경익 작·연출) = 16, 17일 오후 7시 30분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극장. 박현석, 김예림, 권은혜, 황정웅, 고병성, 박희경, 부진서, 김영민, 최하늘 출연.

서울 극단 진일보가 제작한 가족뮤지컬이다. 원작은 칠레 소설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동명 단편소설이다. 진일보는 배경을 남미 어느 항구에서 태안반도 해변 마을로 바꾸고 태안반도 기름 유출 사건을 녹여 넣었다. 몸속에 알을 품고 폐유에 젖어 죽어가는 갈매기 한 마리가 동네 고양이를 우연히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갈매기는 고양이에게 자신의 알을 먹지 말고 부화시킨 후 하늘을 나는 법을 알려주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 졸지에 엄마가 된 고양이가 죽은 엄마 갈매기와의 약속을 지켜가는 과정에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가족 뮤지컬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통영연극예술축제

◇<풍경A>(박경리 원작, 이석표 각색·연출) = 18, 19일 오후 7시 30분 벅수골 소극장. 권용덕, 노만의, 김하영, 정치호, 김은지, 김래훈, 정시윤 출연.

강원도 원주에 있는 극단 씨어터컴퍼니 웃끼가 만든 소설가 박경리 선생 10주기 추모 공연이다. 1965년 <현대문학> 1월호에 발표된 동명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어느 시골 마을. 서울에 전화를 걸려고 우체국에 들어선 영숙. 영숙이 바라보는 우체국 안팎의 풍경 속 다양한 인물을 묘사한 작품이다. 웃끼는 이를 코미디 연극으로 각색해 잔잔한 웃음을 선사한다.

박경리 10주기 추모 연극 <풍경A>./통영연극예술축제

◇<세대 공감음악극 - 사는게 꽃같네>(최한초 작, 이선주 연출) = 19, 20일 오후 7시 30분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극장. 변은지, 채민수, 전자연, 박슬기 출연.

부산에 있는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문화콩이 제작한 가족 음악극이다. 시골에서 혼자 사는 분옥 할머니. 서울에서 사업에 실패한 아들 가족이 들어와 살면서 생활이 번잡해진다. 어느 날 아들이 남편과 추억이 깃든 목련나무를 베어버리자 할머니는 크게 상심한다. 라디오에서 듣게 된 가수 김추자 컴백 콘서트. 김추자 노래에도 남편과 추억이 많은 할머니는 유일한 말동무 손녀의 도움으로 이 콘서트를 보러 가게 된다. 그리움 가득한 분옥 할머니의 마음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는 연극이다.

가족 음악극 <사는 게 꽃 같네>./통영연극예술축제

◇<연못가의 향수>(신은수 작, 장창석 연출) = 22일 오후 7시 30분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극장. 박승규, 정희경, 김준원, 이규성, 이송이, 김지아, 이상철 출연.

한국연극협회 통영지부가 만든 음악가 윤이상 선생 추모 연극으로 지난해 통영연극예술축제 희곡상 수상작이다. 이번 연극축제 폐막작으로 준비됐다.

배경은 1996년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윤이상 선생 자택이다. 선생이 돌아가신 지 1년, 그의 제자들이 모여 추모음악회를 계획한다. 한국, 일본, 북한에서 모인 제자 5명이 선생을 추억하는 과정에, 갈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화해하고 추모음악회에서 연주할 곡을 연습하게 된다. 제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부당함과 억압을 받은 한 예술가의 삶이 어떠했을지 생각하게 하는 연극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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