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관용차·의전 축소…새로운 모습에 시민 기대

보수 성향이 강했던 양산에서 6·13 지방선거를 통해 처음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선한 김일권 양산시장의 '정중동'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선거기간 '완전히 새로운 양산'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세 번째 도전 만에 시장으로 선출된 김 시장은 1호 공약 실천 사업으로 시장실을 기존 3층에서 1층으로 옮겼다. 시장실 이전 후 양산시청에는 달라진 풍경이 눈에 띈다. 민원실 옆에 있는 시장실 복도에서 결재를 위해 찾은 국·과장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262.11㎡ 규모였던 집무공간을 150㎡ 크기로 줄인 탓에 대기공간이 없이 삼삼오오 모여 결재를 기다리는 풍경은 '1층 시장실 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겉모습만 달라진 것은 아니다. 나동연 전 시장과 김 시장의 결재 스타일 자체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 국·과장들이 전하는 말이다. 나 전 시장이 여러 가지 대안을 만들어 오면 하나를 직접 선택하는 스타일이었다면 김 시장은 행정책임자인 국·과장이 최종안을 만들어 시장을 설득하라는 방식으로 보고체계가 달라졌다는 것. 행정전문가인 공무원 스스로 사업을 책임지고 계획에서 실행까지 맡기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 비서실 관계자 설명이다. 그만큼 해당 국·과장의 책임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김일권 양산시장이 대형 관용차량을 전기차로 바꾼 것은 '소통'과 '소탈'을 강조하려는 행보다. /양산시

또한, 이전에 진행했던 사업에 잘못이 있었다면 인정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 더 큰 혼란과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도 공직사회에 던지고 있다. 새 시장이 들어온 만큼 일하는 방식도 새로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옥상옥'이라는 자유한국당 반발에도 비서실 기능을 강화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 역시 부서간 장막을 없애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평가다. 비서실에 5급(행정)과 6급(시설) 공무원을 둔 것은 흡사 의회 전문위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시의회 의장을 역임했지만 8년이란 공백이 있었던 탓에 더 빨리 시정 전반을 파악하는 동시에 종합행정을 펼치겠다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조직 개편인 셈이다.

김 시장의 임기 초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소통'과 '소탈'이다.

시민 공모를 통해 민선 7기 슬로건으로 '더 큰 변화 더 행복한 양산'을 선정하고, 태풍으로 취소한 취임식 대신 언론인들과 도시락 간담회를 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1층 시장실 역시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시정'을 펼치겠다는 약속을 실천한 것이다.

또한, 김 시장은 업무용 관용차를 기존 9인승 카니발(2200cc)에서 아반떼급 친환경 전기차로 바꿨다. 9인승 관용차를 직원 업무용으로 돌려 필요할 때 배차 신청을 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자신 역시 장거리 출장이 있을 때 배차 신청을 해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역행사에서도 달라진 의전을 요구하고 있다. 시장이 주관하는 시 단위 행사를 제외하고 지역별 행사는 읍·면·동장이 참석하라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임기 초반 행사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업무 파악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과 함께 읍면동이 책임지고 행사를 주관하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물론 김 시장의 행보에 엇갈린 시각이 있다. '보여주기'에 치우친 행보라는 평가와 기존 관행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자기 실천'이라는 긍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이달 중 예정된 정기인사에 쏠린 공직사회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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