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 여파 줄이기 나서
'소상공인 페이'구축·상가 계약 10년 보장 등 추진

정부가 영세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을 덜기 위해 결제 수수료율을 0%대로 낮추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상가 임대인이 최소 10년까지는 임차 계약을 일방적으로 거절할 수 없도록 하는 안이 추진되고, 소상공인에 대한 고용보험료 지원대상과 금액도 확대된다.

내년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에 따른 영세자영업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18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영세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확정했다.

정부는 올해 중으로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전용 결제시스템인 '소상공인 페이'를 구축하기로 했다. 소비자가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결제하고 자체 플랫폼에서 구매 승인·정산까지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매출 3억 원 이하의 영세자영업자 결제수수료는 0.8%에서 0%대 초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매출 3억 원 이상 자영업자의 결제수수료도 1.3∼2.5%에서 0.3∼0.5%로 낮아진다.

자체 결제시스템이 이른 시일 내 정착할 수 있도록 사용액에 대해서는 전통시장에 준하는 40%의 소득공제 혜택도 제공한다.

카드수수료 종합개편 방안도 올해 중 마련된다. 앞서 편의점·제과점·약국 등 소액결제가 많은 업종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방안은 이달 말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편의점 카드수수료율을 0.61%포인트, 제과점은 0.55%포인트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덜기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은 내년에도 올해처럼 3조 원 한도 내에서 계속 지원된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월급 190만 원 미만 노동자를 고용한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노동자 1인당 월 13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원대상·요건·수준 등 구체적인 사항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내년 예산안에 반영할 예정이다.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취약 사업장·업종에 대한 집중지원도 이뤄진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금리를 최대 1.3%포인트 낮춰주는 '해내리' 대출을 1조 원 추가 확대하고, 상가 임대료를 낮추기 위한 빈 점포 활용 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안정적인 영업 환경을 위해 현재 5년인 상가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10년까지 보장하는 안이 추진된다. 철거·재건축 등으로 계약갱신을 거절당했을 때 임차인을 보호할 수 있는 안도 올해 중 마련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에 대한 고용보험료 지원대상을 월 기준 보수 154만 원에서 173만 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지원금액도 보험료의 30%에서 50%로 늘어난다.

채무 상환이 어려운 영세자영업자 3만5000명에 대해서는 재기 지원을 위해 부실채권 4800억 원(2017년 기준)을 조기에 정리해주는 안도 추진한다.

과밀업종의 업종 전환을 위한 '재창업 패키지', 폐업 소상공인 재기를 위한 '희망리턴 패키지' 등의 지원도 강화한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의 영업지역을 점주와 합의 없이 변경하는 행위를 위법행위로 명시하는 등 가맹사업자의 협상력을 높이는 안도 마련된다.

전체 조합원 중 소상공인이 60% 이상인 협동조합은 대출 금리를 0.2%포인트 내려주고, 노후 모텔·여관에 대한 개·보수사업 자금 지원도 확대한다.

정부가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놨지만, 최저임금 10.9% 인상에 따른 우려를 달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내년에도 한도 내 계속 지원 방침을 밝힌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을 정부가 지원한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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