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김달진창원문학상에 이기영(사진) 시인의 첫 시집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천년의 시작, 2016년 12월)이 선정됐다.

김달진문학상이 전국을 대상으로 한다면 창원문학상은 경남에서 태어나거나 활동하는 지역 시인의 최근 2년 이내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등단 5년 차 시인이, 더구나 첫 시집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연륜 많은 지역 문인들이 받았다.

이기영 시인은 2013년 <열린시학> 가을호에 '그림자나무' 등 시 4편으로 등단했다. 2016년 제3회 전국계간지 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시집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지난해 세종나눔 우수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정부가 전국 공공도서관 등에 비치할 우수 도서를 선정해 지원하는 제도다.

심사위원들은 이기영 시인의 시집이 "첫 시집들에 흔히 보이는 시적 치기(稚氣)를 넘어선" 정제된 언어라고 보고 수상자로 결정했다.

"바람보다 가벼워지려는 뼛속까지 그럴듯하게 비워냈지만/ 죽을 때까지 지상을 떠날 수 없었던/ 도도새들은 지금 어디를 지나가고 있을까// 새들의 발은 지상을 걸을 때 뒤뚱거릴 뿐이다// 나는 겨드랑이를 문지르며 날개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멀어졌으나/ 검은 고양이는 소리 하나 새지 않고 지붕 위를 향해 걷고/ 뒷마당 새의 정원은 얼마나 수다스러웠는지// 새는 집을 지었고 고양이는 집을 짓지 않았다/ 새는 날아올랐고 고양이의 노란 눈동자는 더 크게 부풀어 올랐다" (수상 시집에 수록된 '도도새와 검은 고양이' 일부)

이기영 시인은 수상 소감을 통해 "스무 살 때의 꿈을 늦은 나이에 실현한 만큼 더욱 치열하게 시를 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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