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참석 안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 겁박
반말·폭언에 주민들 '공포'…경남경찰청, 직위 이동 예정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라고요. 아이고, 그런 말 하지 마이소. 우리 면에 사는 주민들은 올 들어 경찰 순찰차가 보이면 가슴이 두근거려 숨어버립니더. 혹시 파출소장 만날까 싶어서…."

최근 거창군 한 면지역 파출소장의 '갑질'에 견디다 못한 지역주민이 거창경찰서에 파출소장 전출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ㄱ 파출소장(경감)이 지난 1월 파출소장으로 발령받은 이후 주민들은 ㄱ 파출소장의 횡포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면지역 이장 25명과 20여 개 사회단체 회장들이 나서 최근 거창경찰서장과 면담하고, ㄱ 파출소장의 전출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실제 주민들을 대상으로 취재에 들어가자 "보복이 두렵다"며 취재를 거부하는 등 그동안 ㄱ 파출소장의 횡포에 시달린 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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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연합뉴스

한 사회단체 회장(63)은 "특별한 일도 없는데 시도때도없이 파출소장이 불러 농사일을 제대로 못 할 지경"이라면서 "만약 (모인 자리에) 부르는데 가지 않으면 또 다른 사람을 불러 그 사람 가만두지 않겠다. 두고 보라는 둥 협박성 발언을 일삼아 안 갈 수도 없고 불안해서 못 살겠다"고 토로했다.

한 주민(68)은 "파출소장이 웃어른에게 반말은 보통이고 심지어 모 단체에서 행사를 치르면서 지역업체로부터 찬조받은 수건을 회원들한테 나눠줬는데 '김영란 법 위반'이라며 며칠에 걸쳐 수건을 거둬들여 파출소 뒷마당에서 소각처리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파출소장의 횡포에 가까운 갑질에 견딜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주민은 "ㄱ 소장이 인근 다른 면 파출소장으로 근무할 때도 여성명예파출소장들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과 함께 파출소 내에서 명예소장들이 보는 앞에서 명단을 찢어 버리고 교체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그뿐만 아니라 관내 사회단체나 관공서에서 각종 행사나 모임을 할 때 보고를 하지 않으면 찾아와 앞으로 잘되는지 두고 보겠다. 딱 걸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해 불안해서 각종 모임이나 행사에 참석하기가 두렵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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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터 서동진 기자

몇몇 주민은 "파출소장 갑질이 더러워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라도 가야겠다고 말을 하고 있다"며 "오죽하면 주민들이 이사 갈 생각마저 하겠느냐"고 성토했다. 특히 "이번 기회에 군 관내가 아니라 아예 다른 지역으로 전출을 보내야 한다"며 만약 이런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면 전체 주민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ㄱ 파출소장은 "구차한 변명은 하지 않겠다. 시골 정서에 맞지 않는 치안 행정을 펼친 것 같다. 모든 것이 본인의 부덕 때문이며 불찰"이라고 말했다. 경남경찰청은 사실관계를 확인해 ㄱ 파출소장 직위를 이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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