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은 빛을 다시 찾았다는 의미이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는 것은 그 광복을 위해 희생한 수많은 애국지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정권들이 대한민국 건국에 더 의미를 두면서 광복절의 의미가 빛이 바래기도 했지만, 헌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 대한민국은 상해 임정을 이은 것이며 더욱 빛내야 할 책임이 국민 모두에게 있다.

얼마 전 미국은 북한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약속된 6·25전쟁 미군 유해 중 일부를 인도받았다. 미국은 베트남과 관계를 회복할 때도 미군 유해 반환이 우선순위였다. 미국은 그렇게 철저하게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챙김으로써 수많은 이민자로 구성된 국가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의 국가 유공자에 대한 대접은 여전히 생색내기 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국가 유공자 선정에 이데올로기 문제가 가로막고 있으며 선정된 유공자들의 친일 문제도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구 선생을 비롯한 애국선열들의 유해는 국립묘지에 모셔지지도 않고 있다. 역사의 질곡과 기억의 혼미 속에 고귀한 희생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여전히 허다하다. 이전 정부가 건국일에 집착한 것은 민족적 과제인 통일에서 후퇴한 것과 같다. 그러나 통일은 우리 민족의 모순적 현실을 극복할 유일한 수단이다. 광복절은 통일로 가는 시작점일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상해임정에서 찾고 있다. 이 정부 들어 광복절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주벌판을 비롯하여 아직도 이국땅에서 조국의 품으로 돌아올 날을 기다리는 유해들이 많다. 이들을 고국으로 모시는 일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일제에 의해 희생당한 징용피해자의 유해 송환도 이루어져야 한다. 성노예로 희생당한 이들에 대한 처우도 새롭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의 존속이유가 있는 것이고 진정한 광복이 되는 것이다.

때마침 사천시 곤명면 금성리 금성마을에서 이 마을 출신 17명의 항일투사를 기념하는 추모 기념비를 세우기로 했다고 한다. 점점 희미해져 가는 광복의 의미를 생각할 때 대단히 반가운 일이며 이런 뜻깊은 일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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