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 과장·확대해 뉴스 생산
미디어 간 상호견제로 객관성 담보해야

지난달 27일 조선일보에 게재된 기사와 사설이 화제다. 기사는 '한국은 2%대, 미국은 4%대… 벌어지는 경제성장률'이라는 제목으로, 사설은 '2분기 0.7% 성장, 그 뒤에 드리운 암울한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2분기 성장률 0.7%와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 4.3%를 대비하면서 한국 경제의 어려움을 극명하게 강조하였다. 0.7%는 전분기 대비 성장률로 3개월 동안 성장한 값이고 4.3%는 연간 성장률 전망치라서 1년 동안 성장한 값으로 동일한 잣대가 아니었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통계 오류가 있다고 꼬집는 후속 보도가 머니투데이와 고발뉴스, 한국 스포츠경제 등에서 기사화되기도 했다.

만약 동일한 잣대인 2분기 기준 연평균 성장률로 따지면 한국 2.8% 대 미국 4.1%로 격차가 크지 않고, 1분기 성장률의 경우 한국이 더 높아서 한국 4.1% 대 미국 2.2%로 한국의 성장 전망이 더 높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 경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지만, 일부 언론은 나쁜 쪽의 데이터만 잘라내서 과장하고 강조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혹자들은 이런 보도의 원인을 무지의 소산이거나 고의의 산물이라고 지적하였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가와 관련된 주장으로 '뉴스의 프레임 효과'라는 것이 있다. 우선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우리에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언론사에 의해 선택된 일부만이 뉴스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된다. 따라서 그러한 뉴스만을 보고서 경험을 넘어서는 세상의 모든 진실을 제대로 파악할 수는 없다. 오히려 왜곡된 정보에 의한 잘못된 판단으로 진실이 호도될 수 있다.

둘째로 미디어에 의해 보도된 사건조차 '실제로 일어난 일'과 '기사화된 뉴스'가 일치하지 않고 나름대로 각색된다는 점이다. 발생한 사건은 여러 측면을 갖고 있어서 뉴스가 모든 측면을 다 다루기는 힘들고 그중 일부만을 강조해서 보도할 수밖에 없다.

셋째로 개인들은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미디어 현실'을 세상의 '실제 현실'로 간주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석하고 평가하며 행동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런 종류의 뉴스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 실제 현실과 다른 미디어 현실만을 보고 세상을 판단하는 위험이 있다.

이건혁.jpg
이런 통계 오류나 여론 조작을 막기 위해서 유권자인 우리가 어떤 대책을 생각할 수 있는가? 제도적 해결책과 개인적 해결책이 있는데 먼저 제도적 해결책으로 전문가 집단의 감시나 미디어 간 상호 견제를 통해서 미디어의 공정 보도와 객관 보도의 관행들이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고 엉성하게 기사를 내보내면 지적받는 풍토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 해결책으로 유권자들이 미디어의 프레임 효과에 대해 알고 프레임 효과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관계망에서 토의와 숙의를 즐겨하고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성숙한 시민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