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릭 남쪽으로 경로 바꿔 … 24일 오전 전남 영광 상륙 예상
느림보 태풍…내륙 머무는 시간 길수록 피해 커

태풍 솔릭 북상에 따라 24일 경남지역 모든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가 휴업한다.

경남도교육청은 학생·학부모 혼란을 줄이고자 24일 도내 전 유치원 684개교, 초등학교 520개교, 중학교 267개교, 특수학교 9개교 등 1480개 교 휴업을 결정했다. 학교장 재량에 따라 24일 휴업을 결정한 고등학교는 23일 오후 7시 기준 15개교다. 태풍 영향권에 든 23일에는 79개 학교가 휴업했다.

태풍 '솔릭'은 매우 느린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솔릭은 24일 오전 1시 전남 영광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기상청이 지난 22일, 23일 오전 각각 예상한 상륙 지역인 충남 보령, 전북 군산보다 남쪽이다. 솔릭은 23일 오후 6시 현재 최대풍속 초속 35m(시속 126㎞), 중심기압 970(헥토파스칼)로 중형급 크기를 유지하고 있다. 강풍반경은 300㎞에 달한다.

한반도 관통 예상 경로는 시간이 갈수록 중부내륙지역 아래쪽으로 내려오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 '솔릭'이 24일 오전 6시 충북 충주 인근 지역을 지날 것으로 예측했다. 솔릭은 24일 정오 충주 북동쪽 약 80㎞ 부근 육상을 지나며, 오후 6시 강원 강릉 북동쪽 약 150㎞ 부근 해상, 25일 자정 울릉도 북북동쪽 약 31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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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호 태풍 '솔릭'의 기운이 3일째 경남을 맴돌고 있다. 솔릭이 애초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북상 중인 가운데 23일 오후 5시께 마산 무학산 위로 먹구름이 몰리면서 비가 내리고 있다. /박일호 기자

솔릭은 23일 오후 3시 현재 8㎞ 이동속도로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이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북쪽지역에 위치해 느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여기에 더해 솔릭이 북북서쪽에서 북북동쪽으로 전향하는 과정에서 방향이 바뀌며 이동속도가 느려졌을 뿐만 아니라 태풍의 방향을 이끄는 상층 지향류가 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호 태풍 '시마론'은 24일 오후 3시 일본 삿포로 서남서쪽 약 38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여 솔릭과 시마론이 만나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후지와라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후지와라 효과는 저위도(적도 중심으로 남·북위도 20도)에서 발생한다"며 "우리나라가 있는 중위도(20∼50도)에서는 편서풍이 있어 이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솔릭의 이동경로는 2010년 전국에 큰 피해를 준 '곤파스'와 유사하다. 2010년 9월 2일 새벽 서해안에 상륙한 곤파스는 경기북부지역을 관통했다. 경남은 태풍의 강풍반경에서 벗어난 까닭에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솔릭이 한반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피해가 클 전망이다. 지난 2002년 발생한 '루사'는 남해안에 상륙해 시간당 20㎞ 속도로 내륙을 관통했다. 당시 경남지역은 100㎜, 지리산은 400㎜의 폭우가 쏟아졌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경남지역에 16명이 죽고 1명이 실종됐으며, 이재민 3178명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농경지 1307㏊가 유실·매몰돼 251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7898억 원(공공시설 7195억 원·사유시설 703억 원) 재산 피해를 입었다.

24일 남해동부 먼바다에 높은 파도가 일 전망이다. 또 경남서부지역에 100~250㎜, 나머지 지역에는 30~80㎜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지리산 부근에는 400㎜ 이상 폭우가 쏟아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4일 태풍의 영향으로 흐리고 비가 내리다가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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