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이 경호강 둔치에 심은 나무가 지난 26일 쏟아진 폭우에 모두 유실됐다. 인근 주민들은 강물이 불어나면 나무가 유실될 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예산만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군은 지난 5월 생초면 남강 신연지구 주변정비 공사의 하나로 금서면 창주마을 앞 경호강 둔치에 왕벚나무를 50m 간격으로 8그루를 390여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심었다. 군은 주민들의 친수와 여가 공간 제공에 목적을 두고 나무를 심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군이 나무를 심은 둔치는 토양기반이 약해 나무가 뿌리내리기가 쉽지 않은 데다 강물이 불어나면 물살이 거칠어 나무가 유실될 우려가 지적됐다. 군이 이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나무를 심었다가 결국 최근 폭우에 나무들이 모두 강물에 휩쓸렸다.

김모(56·산청읍) 씨 등 주민들은 "강물이 불어나면 강변에 심은 나무가 거친 물살로 말미암아 유실될 게 불을 보듯 뻔한데 나무를 왜 심었는지 군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나무를 심는 데 많은 예산은 들지 않았지만 적은 예산이라도 이렇게 헛되이 사용되지 않도록 사업 시행 시 좀 더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산청지역에 몇 년간 큰비가 오지 않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 같다"며 "다시 나무를 식재하지는 않을 계획이다"고 해명했다.

▲ 산청군이 지난 5월 금서면 창주마을 앞 경호강 둔치에 식재한 나무(위)가 지난 폭우로 모두 유실돼 바닥만 드러내고 있다. /한동춘 기자·산청군

산청군이 지난 5월 금서면 창주마을 앞 경호강 둔치에 식재한 나무(위)가 지난 폭우로 모두 유실돼 바닥만 드러내고 있다. /한동춘 기자·산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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