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두 지자체(남해~하동) 연결…9년만에 완공
교량명칭 갈등 접고 서로 양보
12일 축하 행사 후 13일 개통

임진왜란 7년 전쟁의 마지막 격전지인 노량해협에 새로운 거대 구조물이 들어섰다.

남해군과 하동군을 잇는 남해대교를 대신할 노량대교다. 2009년 10월 사업 착수 이후 9년여 만에 완공됐다.

노량대교는 1973년 6월 개통 이후 45년간 노량해협에서 굳건히 버텨온 남해대교와 500여m 거리에 자리 잡았다.

현재 노량대교 인근은 오는 12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리는 준공식을 앞두고 공사장 주변 정리 등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노량대교는 준공식 다음 날인 13일 오후 6시 개통될 예정이다. 

오는 13일 오후 6시 개통을 앞둔 노량대교.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노량대교 특징 = 노량대교는 건설공사에만 1600여억 원, 주변 접속도로와 터널 공사까지 포함하면 2562억 원이 들어갔다.

전체길이 990m로 기존 남해대교(660m)보다 330m 더 길다. 거대한 2개 경사주탑은 높이만 148.5m에 이른다.

노량대교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 최초로 경사주탑과 3차원 케이블 배치의 첨단기술을 적용한 현수교란 점이다. 첨단기술 도입으로 수평 저항력이 증대돼 바람에 취약한 현수교 단점을 크게 보완했다.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영국 교량전문저널 <브리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한 주탑 2개를 육상에 설치해 공사비를 절감하면서 해양오염도 최소화했다.

이순신 장군의 해전 진법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학익진'이 반영됐다는 점이 또 다른 특징이다. 경사주탑 상단과 교량을 연결하는 케이블에 학익진을 형상화한 모형과 형상물을 담아 냈다.

◇기대 효과 = 노량대교는 그 이름처럼 역사성과 지역성을 담고 있기에 남해군과 하동군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며 관광 남해시대를 열었던 남해대교 개통 때처럼 제2의 남해대교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관광산업 활성화에 집중해 온 남해군과 하동군은 관광뿐 아니라 지역 경제를 새롭게 도약시킬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두 자치단체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관광 정책 수립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남해군은 준공 기념행사와 관광산업 활성화 등 대책을 논의하고 방안을 수립하는 전담반(TF)을 구성하기도 했다.

남해군 심재복 기획담당은 "노량대교 개통으로 교통 여건과 남해군 이미지가 개선되는 등 남해군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관광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갈등에서 상생으로 = '제2남해대교'와 '노량대교'. 새 교량 명칭 결정을 놓고 남해군과 하동군은 격하게 대립하며 갈등을 빚었다. 이웃사촌처럼 지내왔던 두 자치단체 관계는 앙숙 같은 존재로 돌변했다. 지난 2월 국가지명위원회가 하동군이 제안한 노량대교로 결정한 이후에도 갈등 후유증은 회복되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6·13지방선거가 끝난 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두 자치단체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상생 발전을 대내외에 알리는 화합 행사다. 여러 차례 협의 과정에 소소한 신경전도 있었으나 큰 틀에서 서로 양보하며 화합 행사를 준비했다.

화합 행사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주최의 준공식이 끝난 뒤 같은 날 오후 2시에 열린다.

일단 화합 행사는 '노량대교 개통기념 걷기대회'라는 제목으로 따로 마련된다. 남해군은 노량대교 남해 쪽에 있는 감암터널 앞에서, 하동군은 노량대교 하동 시작점에서 각각 열기로 한 것. 두 자치단체는 간단한 기념행사를 마치고 노량대교 중간 지점에서 만나 화합 행사를 한다.

군수·도의원·군의회 의장 등으로 구성된 양측 대표단은 덕담을 나누고 상생을 상징하는 박 터트리기와 풍선 날리기, 기념촬영으로 화합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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