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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이선유를 기리는 법

하동 악양 출신 동편제 명창
고향서 집중조명 필요성 제기
판소리체험관 역할 재정립도

2018년 10월 12일(금)
최환석 기자 che@idomin.com

하동 판소리체험관의 주된 역할을 다시 바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근원지는 최난경 박사다. 최 박사는 <이선유 오가전집 연구> <이선유 오가전집 역주>를 펴낸 이선유 명창 전문가다. 그가 판소리체험관 역할을 새로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까닭은 무엇일까.

▲ 경남의 소리꾼 이선유(1873~1949)

체험관은 악양면 중대리에 자리한다. 지난 2009년 기본 계획을 세워 2016년 문을 열었다. 국비·지방비 등 48억 원을 들인 체험관은 하동군과 (사)명창 유성준·이선유 동편제 선양회가 협력해 마련했다.

체험관을 세운 가장 큰 목적은 유성준과 이선유라는 두 명창을 널리 알리는 데 있다. 바탕에는 유성준·이선유 명창이 하동 출신이라는 근거가 있다.

유성준 명창은 근대 다섯 명창에 드는 소리꾼이다. 유성준 명창 수궁가 한 마당은 국가·지방 문화재로 지정돼 전승이 활발하다. 이미 전국적인 인물이면서 제도적인 전승의 틀이 잡힌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이선유 명창 소리는 전승이 끊겼다. 뒤를 잇는 제자가 없어서다. 그럼에도 눈길을 끄는 점은 <오가전집>이라는 판소리 다섯 마당(춘향가, 심청가, 화용도, 수궁가, 박타령) 창본과 여러 음반 등을 남겨 누구보다 명징하다는 사실이다.

두 명창은 동편제 소리꾼이다. 동편제는 전남 구례와 전북 남원이 고장이다.

그런 까닭에 두 명창이 구례도, 남원도 아닌 하동 출신이라는 근거는 충분히 내세울 거리다. 자연스레 체험관을 하동에 세운 까닭이 설명된다. 그러나 최 박사는 체험관 설립 근거에 문제를 제기한다.

가장 큰 논란거리는 출생지다. 디지털하동문화대전은 유성준 명창을 "지금의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중대리 905-1번지에서 아버지 유경학과 어머니 장덕옥 사이에 큰아들로 태어났다"고 소개한다.

그러나 디지털하동문화대전을 제외하면 대부분 구례나 남원을 유성준 명창 출생지로 소개한다. 사실상 출생지에 논란이 있는 셈이다.

최 박사 설명도 궤를 같이한다. 유성준 명창을 하동 출신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것. 그에 따르면 유성준 명창 제적등본은 구례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다.

반면 하동은 가장 마지막 순서로 제적등본이 확인된다. 그는 "체험관의 유성준 출생 설명은 '하동 출신이라는 학설이 있다'는 정도로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준·이선유 명창을 널리 알린다는 판소리체험관의 큰 목적이 명분을 잃게 되는 지점이다. 그렇다면 다른 한 명, 이선유 명창은 어떨까.

이선유 명창은 <벽소유고> 기록에 따라 하동 악양 출신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최 박사는 유족을 만나 이선유 명창이 하동에서 진주로 거처를 옮겼다는 사실 또한 확인했다.

더불어 체험관은 유성준·이선유 계보를 엮어 소개하는데, 두 명창 소리에 차이가 난다는 것이 최 박사 설명이다.

"두 명창이 송우룡에게 동편제 소리를 배운 것만은 틀림없으나 엄연히 다르다. 그런데 체험관은 두 명창 계보를 임의로 엮어 '유성준에서 정광수로 내려오는 계보'를 '유성준·이선유에서 정광수로 내려오는 계보'로 변형해 언급한다. 그런 점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체험관 역할이다."

최 박사는 전승이 활발하지만 출생지에 논란이 있는 유성준 명창보다는 전승이 끊겼으나 출생지가 명확한 이선유 명창 소리를 살리는 데 체험관이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동편제란?

서편제보다 기교 적지만 힘 느껴져

지리산과 맞닿은 지역 중심…이선유, 전통적 '고제' 해당

판소리는 보통 지역이나 전승 계보 등에 따라 분류한다. 영화 <서편제>를 접한 대중은 동편제·서편제 등으로 구분하는 지역 분류에 익숙하다.

크게 동편제·서편제·중고제로 구분하는 방식인데, 동편제와 서편제를 나누는 기준은 섬진강이다. 중고제는 경기도·충청도 지역 소리를 말한다.

동편제 지역은 지리산과 맞닿고, 서편제 지역은 평야가 발달했다. 지형 탓인지 소리가 각기 다르다. 기교와 수식이 돋보이는 소리가 서편제라면, 동편제는 기교가 적다. 대신 힘이 있고 박자가 빠르다. 소리 끝을 짧게 끊고 시김새가 굵다.

동편제는 송흥록에서 시작해 다음 세대인 김세종, 정춘풍이 계보를 이룬다. 송흥록 계열 소리는 남원과 구례, 김세종 계열은 고창과 순창을 중심으로 한다. 이선유 명창은 독특하게도 동편제 송흥록, 김세종 계열을 모두 잇는다.

더불어 이선유 소리는 고제 동편제에 속한다. 일제 강점기를 기점으로 전통을 강조하는 소리는 고제, 새로운 흐름을 강조하는 소리는 신제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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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석 기자

    • 최환석 기자
  • 문화부. 공연, 문화정책 담당. 레져도 함께. 제보/피드백 010-8994-4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