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에 스며든 와해적 혁신기술
변화에 적응하려면 유연한 대처 필요

카멜레온의 사전적 의미는 뱀목 카멜레온과에 속하며 도마뱀과 비슷하지만, 투구 형태의 머리에 몸에는 깨알 같은 작은 돌기가 많은 파충류다.

보통은 15~30㎝까지 성장하지만, 마다가스카르에 서식하는 한 종은 80㎝까지 자라는 것도 있다고 한다. 카멜레온의 종류는 85종으로 2~4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아프리카와 마다가스카르 지역에 서식한다. 카멜레온의 색깔은 보통은 회색, 갈색 또는 초록색인데 빛의 강약과 주변온도, 감정의 변화에 따라 자유롭게 몸의 색깔을 바꿀 수 있다.

이러한 카멜레온의 특징은 때로는 자기 잇속에 따라 쉽게 태도를 바꾸어 행동하는 사람들을 빗대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작금과 같이 하루가 멀다고 과학기술이 급변하는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오히려 커다란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작금의 4차산업혁명시대는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와해적 혁신의 무한경쟁시대다.

와해적 혁신기술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기존의 기술을 하루아침에 쓸모없게 만들어 기존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물론,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일시에 변화의 희생양으로 만들어 버린다.

가령,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은 기존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 시장과 함께 당시 카메라업계의 공룡이었던 코닥을 일순간에 무너뜨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최초의 디지털카메라가 1975년 코닥의 엔지니어에 의해 발명되었지만,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다가 후발 디지털카메라 기술에 의해 한순간에 몰락한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와해적 혁신기술은 최근 스마트폰,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급격한 발달로 사회 전반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으며 기존 산업의 틀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다.

와해적 혁신이 가장 활발한 분야로는 온라인을 통해 고객을 오프라인 사업으로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분야로 에어비앤비(Airbnb)와 우버(Uber), 위웍(wework) 등을 대표적인 O2O기업으로 꼽을 수 있다.

이들 O2O기업의 특징은 인터넷 기반의 온라인 플랫폼기술을 오프라인 호텔 및 택시, 사무실 등과 연계시켜 사회 전반의 영역에서 활용되지 않고 있는 자원을 온라인으로 연결하여'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새로운 시장에 부합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와해적 혁신은 어디에서 오는가? 필자의 생각으론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달로 전개될 새로운 세상을 간파할 수 있는 예리한 통찰력과 변화된 세상에서 요구하는 콘텐츠에 대한 기발한 착상(着想), 즉 변화를 바라보는 유연한 사고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와해적 혁신의 발원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작금에 전 세계적으로 4차산업혁명이라는 저항할 수 없는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변화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선 과감하게 변화의 과정에 능동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바람 부는 날 서핑 한다면 파도가 진행하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균형을 맞추어 바람과 함께 이동해야 물에 빠지는 우(愚)를 범하지 않는다. 변화에 올바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코닥을 직시하고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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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은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와해적 혁신의 무한경쟁시대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카멜레온의 생존전략이 필요한 때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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