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기존안 안돼…소음피해 막고자 전력"
안정성·활주로 문제 검토 절실
가야사 복원·국제슬로시티 등
세계도시 브랜드 가치 높일 것

허성곤 김해시장은 취임 이후 '김해의 세계도시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자칫 현 지점에서 시정이 머뭇거렸다간 장기간 시가 글로벌 명품도시로 도약할 수 없다는 성급함이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는 시 도시브랜드를 향상시키고자 시정 과녁을 '세계도시 김해 완성'에 맞추고 직원들에게 열린 사고를 주문하고 있다. 직원 생각이 깨어있어야 시민들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허성곤 김해시장은 장유소각장 증설 사업은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웃도시 쓰레기까지 처리하냐는 일부 비판에 대해서는 그동안 김해도 부산·양산에 쓰레기 소각을 위탁해 왔다고 설명했다. 소각장 공동 활용 차원에서 도비 지원도 받을 수 있는 것이라 강조했다. /김해시

이와 더불어 시민들 간 오랜 갈등으로 말미암아 지역병으로 고착한 '내 편 네 편 편가르기'를 치유하고자 '시민 대통합 구현'에도 나서고 있다.

시민 화합과 단결을 위한 해결책으로 시정 슬로건을 '가야 왕도 김해'로 정한 것이 좋은 본보기다. 분열된 민심으로는 결코 '세계도시 김해' 완성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는 재선 이후 시정의 두 축을 국내용과 국외용으로 나눠 마치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 시정 전 분야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아직 달릴 준비가 덜된 상태인데 시장 의욕이 너무 앞서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성과와 민선 7기에 가장 역점을 두고 싶은 일은?

"빈약한 시 재정력을 극복하고자 국·도비 공모사업에 매진한 일과 지금보다 먼 미래를 보고 시가 나아갈 방향을 반듯하게 정립한 것은 큰 성과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시의 정체성과 자긍심, 긍지를 회복하는 것이다. 오는 2042년이면 가야건국 2000년을 맞는데 '세계도시 김해'시대를 열어가려면 지금처럼 우물 안 개구리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국제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어떤 국제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나?

"WHO 국제안전도시는 2년 전부터 가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국제슬로시티에 가입했다. 아이 키우기 좋은 UN산하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와 가야문화유산(고분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 ISO 국제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국제교류 국제자매도시도 확대 중이다. 그동안 아시아 인근 국가인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과 교류했지만 앞으로는 인도와 유럽, 터키, 미국 등으로 넓혀 오대양 육대주에 국제협력도시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해신공항 건설과 관련, 지역반대 여론이 거센데 대책은?

"신공항은 국가 백년대계 사업이다. 그런데 전 정부가 2016년 동남권 관문공항을 가덕도와 밀양이 아닌 김해공항으로 결정한 것은 정치성이 개입된 것으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소음과 안전성, 활주로, 장거리 노선 등을 고려할 때 문재인 대통령이 유사시 인천공항을 대체할 수 있는 동남권 관문공항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지금 국토부의 서쪽 V자형 활주로는 항공학적 검토와 이·착륙에 따른 진입표면 관련 등에 문제점이 많아 이대로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소음피해를 막고자 지역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가덕신공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가덕신공항 문제는 현재 거론되지 않고 있어 말할 필요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김해신공항을 건설한다면 남쪽 11자 확장안이 좋다고 본다. 하지만, 이 경우 에코델타시티나 2030 기록엑스포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국토부가 이 남쪽 11자 형에 대한 검토를 안 해 주고 있다. 이는 부산시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는 것이다. 남측 11자형 안은 부산 강서구로 봐서도 대저 쪽 소음대책 지역이 많이 완화된다. 여기다 남쪽은 에코델타시티 개발로 집이(수용돼) 없어서 소음대책 지역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에코델타시티도 수자원공사가 사들였기 때문에 이를 수용하는 건 큰 문제가 없다. 만약 이 자리(김해신공항 확장안)에서 공항을 짓겠다면 남쪽 11자 형이 타당하다고 본다."

-장유소각장 증설과 이전을 놓고 장유 주민의 갈등이 심한데 해결책은 없나?

"장유소각장은 지금 해오던 대로 증설사업을 계속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일부 시의원은 소각장이 증설되면 창원시 진해 쓰레기를 가져온다고 하는데 서울은 28개 구청 중 소각장은 6개밖에 없어 광역화 처리하기 때문에 국비를 지원받는 것이다. 경남도도 진해와 함안, 양산 등 유사시 공동 활용하기 때문에 도비를 20% 더 주는 것이 아니냐. 김해시도 지금까지 양산 처리장과 부산 미음처리장 등에 시 쓰레기를 위탁 처리해 오고 있다."

-창원~김해를 잇는 비음산터널 조기 개설 의향은?

"비음산터널은 경남도가 사업시행자가 돼야 하기 때문에 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창원시가 인구유출이나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될까 봐 정치적 차원에서 다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광화문)에는 경기도 27개 도시가 에워싸고 있는데 광화문에 시외버스가 다 들어간다. 명색이 경남 수부도시 창원에서 터널 하나 뚫는 것을 겁내서 되겠는가. 도지사뿐만 아니라 경남도가 신경을 써야 한다. 민자사업이라 부담스럽기는 한데 국도와 국도를 연결하는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진해서 올라오는 24호선 국도와 김해시 장유, 한림 쪽에서 들어가는 58호선을 연결하면 분산효과도 크다고 본다."

취임 100일을 맞은 허성곤 김해시장이 박석곤 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 /김해시

-가야역사문화 환경정비사업(가야사 2단계 사업)에 학부모 반발이 심한데 대안은 없나?

"가야사 2단계 사업 정비구역 안에는 4개 교육기관이 있는데 이들 교육기관 이전은 교육시설인 만큼 경남교육청과 김해시교육지원청이 해야 한다. 이 사업의 본질은 집 짓고 토목공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난개발을 방지해서 후세에 온전하게 가야유산을 물려주려고 추진하는 것이다. 현 교육시설물은 학생 수가 줄어들어 학교 통·폐합이 불가피한데도 학부모와 동창회에서 반대하고 있다. 김해건설공고도 설립 당시와 달리 시대적 변화에 따라 우주항공이나 첨단 IT, 나노 등 맞춤형 인력양성이 필요하므로 학교를 이전해서 새로운 학과개편으로 시대적 변화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해당 사업구역이 개발업자들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자 김해시가 문화재보호구역 지정을 건의했고, 국비 확보에 노력하는 것은 개발과 건축이 아니라 보전에 방점을 뒀기 때문이다. 후세들에게 온전하게 가야유산을 남겨줄 수 있기에 학교이전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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