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웨이 원정대 진주 출신 이재훈 대원
도전정신 추모…부경대 명예졸업장 수여

네팔 히말라야 등반 원정대에 참가했다가 눈폭풍에 휩쓸려 숨진 부경대 재학생 이재훈(24·사진) 씨가 진주 출신인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출신 학교와 지역민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진주동명고 문형준 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히말라야에 코리아루트를 개척하러 갔다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본교 58회 이재훈 동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문 교장은 이 글에서 "이재훈 동문은 고등학교 때 수학을 특히 잘했으며 교우 관계가 폭넓고 친구 간에 의리가 강했다. 컴퓨터프로그래머가 꿈이었던 그의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그의 도전정신은 오래도록 빛날 것이다. 그의 도전정신을 후배들이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도하겠다"라고 올렸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너무 아까운 청춘입니다. 못다 이룬 꿈 내생에 꼭 이루시길' 등 글을 올리며 애도했다. 진주지역 산악계 한 관계자도 "산을 사랑한 후배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씨는 진주 금산면에서 태어나 진주동중·동명고를 졸업하고 2012년 부경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해 산악부에서 활동했다.

이 씨는 지난 2015년 전국체육대회 일반등산 남자대학부에 부산시 대표로 출전해 우승했다. 또 그해 부산학생산악연맹 재학생 회장도 지냈다.

지난해 히말라야 원정에 참가해 인도 히말라야의 다람수라(6446m), 팝수라(6451m)에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는 등 한국 산악계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꼽혀왔다.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지난 9월 휴학하고 나서 김창호 대장이 이끄는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에 식량·의료 담당 대원으로 참가했다.

이 씨를 비롯한 5명의 대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네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 구르자히말 남벽 직등 신루트를 개척하다가 지난 13일 베이스캠프에서 불시에 눈폭풍 사고를 당해 네팔인 가이드 4명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고자 빈소를 찾은 부경대 김영성 총장은 "비록 소정의 과정을 모두 이수하진 못했지만 그가 우리 가슴에 새겨준 새로운 길을 향한 남다른 도전정신과 열정을 기리고, 히말라야 품에 영면한 그의 영혼의 안식과 평화를 위해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이 씨의 장례식은 18일 열렸으며, 장지는 부산 영락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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