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m 미만'규정 적용
블록슛서 국내 선수 강세
외국인 슈터 외곽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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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2m 이상의 외국인들은 국내 프로농구 무대에서 뛸 수 없게 하는 신장 제한 규정이 이번 시즌 처음 적용되면서 프로농구 무대엔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외국인 선수들이 휘저었던 골 밑에서 '토종 빅맨'들의 활약이 돋보이게 됐고, 반대로 국내 선수들이 강세를 보였던 외곽에서는 단신 '외국인 슈터'들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14일 현재 프로농구 이번 시즌 전체 블록슛 1위에는 원주 DB의 윤호영(197㎝)이 올라 있다. 윤호영은 경기당 평균 1.8개의 블록슛에 성공했다.

보통 블록슛 1위는 장신 외국인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정규리그 블록슛 1위를 국내 선수가 차지한 것은 단두 번뿐이었다. 2003-2004시즌과 2007-2008시즌으로, 두 번 다 주인공은 김주성이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리틀 김주성' 윤호영이 11년 만의 토종 블록슛 1위에 도전하는 것이다.

윤호영 외에도 2위 김종규(LG·207㎝), 5위 양희종(KGC인삼공사·194㎝), 6위 이종현(현대모비스·203㎝), 8위 최진수(오리온·203㎝), 10위 오세근(KGC인삼공사·200㎝) 등 10위 안에 '토종' 선수들이 6명이나 포진해 있다.

2m 이상 토종 빅맨들의 개인 기록도 대체로 좋아졌다.

▲ 국내 장신 선수로 골 밑 활약이 뛰어난 LG 김종규(207㎝). /KBL

김종규는 이번 시즌 리바운드 평균 8.8개, 블록슛 평균 1.5개로 데뷔 이래 가장 좋은 골 밑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던 오세근도 이번 시즌 리바운드가 평균 9.2개로, 이전 어떤 시즌보다도 좋다.

최진수 역시 이번 시즌 리바운드(6.3개)가 지난 시즌 3.7개보다 많이 늘어 개인최고 기록이다. 2m 넘는 외국인들이 코트에서 사라지면서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향상된 것이다.

반면 외곽에서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시즌 3점 슛 순위표 상단은 외국인 선수들이 점령했다.

KGC인삼공사의 랜디 컬페퍼(178.4㎝)가 3.6개로 선두고, DB 마커스 포스터(185.6㎝·3.3개), kt 데이빗 로건(181.7㎝·3.3개)과 마커스 랜드리(196.8㎝·2.4개)가 2∼4위를 달리고 있다.

랜드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186㎝ 이하 단신 선수들이다. 특히 이번 시즌 외국인 최단신인 컬페퍼는 지난 13일 창원 LG를 상대로 3점 슛을 9개나 꽂아 넣으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국내 선수 중엔 KGC인삼공사 배병준(188㎝)이 2.3개로 가장 높은 5위에 자리했다. 블록슛과 반대로 3점 슛 1위는 주로 국내 선수의 차지였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경기당 3점 슛 부문 1위를 외국인 선수가 차지한 것은 2001-2002시즌 켄드릭 브룩스, 2015-2016시즌 제스퍼 존슨, 2016-2017시즌 테리코 화이트까지 세 번이 전부다.

전체적인 공헌도에서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시즌 국내 선수들의 리바운드 공헌도는 60.94%, 블록슛 공헌도는 65.12%로 지난 시즌 각각 55.24%, 50.62%에서 눈에 띄게 늘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3점 슛 공헌도는 지난 시즌 19.98%에서 이번 시즌 33.08%로 급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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