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문 연 잇세이도 고서점

1903년에 창업한 잇세이도 서점은 진보초를 대표하는 고서점이다. 115년 역사를 품은 유서 깊은 곳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잇세이도 서점은 일반서적을 비롯해 문학, 역사, 종교, 불교, 미술 관련 서적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설국>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추리작가 마쓰모토 세이초 등이 단골로 찾던 서점으로 알려져 있다.

1923년 발생한 관동대지진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진보초 헌책방거리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 이후 발생한 두 번의 화재로 건물이 화마에 휩싸였을 때도 오롯이 한 자리를 지켜 왔다.

▲ 30년 전부터 잇세이도 서점의 실질적 운영을 도맡아 온 사카이 다케히코 씨. /문정민 기자

30년 전부터 실질적 운영을 도맡아 온 사카이 다케히코(72·사진) 잇세이도 대표는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서점을 지키고 있다. 오랫동안 고서적과 희귀도서를 취급한 그인지라 책을 보는 안목도 탁월하다.

고서적 시장에 나온 가마쿠라 시대(13세기) 그림을 사카이 대표는 직감적으로 구매했다. 훗날 국립박물관에 흘러들어간 그림은 미술사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중요문화재로 지정됐다고 한다.

사카이 대표는 "신문도 100년 지나면 좋은 자료가 된다. 예전의 것은 물론이고 지금 출판되는 것들도 후대에 중요한 기록물이 될 거로 생각하고 소중히 보존해야 한다"며 "나는 과거와 미래 그 사이를 잇는 중간자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잇세이도 고서점 내부. /문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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