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 연고를 둔 창원LG 농구를 취재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농구선수 출신인 경남FC 말컹을 활용한 마케팅을 벌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말컹이 창원실내체육관에서 LG 경기를 응원하기도 했다. NC다이노스는 말컹에게 시구를 시키기도 했는데, LG가 말컹에게 시투를 시키거나 덩크슛 이벤트를 했더라면 재미있기도 했겠고, 경남이나 LG나 관객을 좀 더 끌어모을 수 있었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아쉬움은 아쉬움이고, 이번 시즌 LG 경기를 지켜보면 자꾸만 경남의 미드필더 네게바가 떠오른다. 이번 시즌 LG 유니폼을 입은 조쉬 그레이를 보면 네게바와 오버랩된다.

종목은 다르지만 두 선수 다 성실하게 열심히 경기장을 누비면서 궂은일도 마다치 않는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굉장한 테크니션이기도 하다. 경남 선수 중 공을 잡았을 때 3~4번 이상 터치하며 드리블하는 몇 안되는 선수가 네게바다. 상대 수비수 3~4명은 가볍게 제치는 현란한 발동작은 그야말로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레이도 마찬가지다. 180.9㎝ 단신(?)이면서도 200㎝를 넘나드는 상대 진영을 돌파해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전광석화 같다. 골대 밑에서 뛰어오르며 펼치는 더블클러치는 일반적인 농구 선수와는 확연히 다른 경지에 있음을 느끼게 한다.

둘 다 만능 재간꾼이다. 이렇게 닮은 둘이지만, 닮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까지 닮았다. 경기 끝나고 기록지를 보면 활약에 비해 성과가 빈약하다.

네게바는 올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4득점 7어시스트에 그쳤다. 그레이는 18경기에 출전해 평균 19.2득점 5리바운드 4.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가진 기량에 비해 썩 좋은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승패나 성적을 떠나 네게바의 현란한 드리블이나 그레이의 신묘한 드리블을 현장에서 지켜보는 것도 프로 스포츠를 직관하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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