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지사 의외로 부진 5위
드루킹 재판 여론 작용 가능성

경남·부산·울산 유권자들이 차기 대선 범진보·범보수 대표주자로 이낙연 국무총리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각각 선호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리얼미터와 오마이뉴스가 지난달 26~30일 진행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황 전 총리는 경·부·울에서 13.6%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이 총리가 11.0%로 2위를 달렸다.

전국적으로도 순위는 반대지만 이 총리(15.1%)와 황 전 총리(12.9%)가 나란히 1·2위에 오른 만큼 새삼스럽지 않을 수 있으나 영남 지역정서나 대권 구도 등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라는 시선도 있다.

무엇보다 경남에는 또 다른 유력 주자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있다. 하지만 김 지사(8.6%)는 이번 조사 경·부·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10.0%)과 홍준표 전 경남지사(9.8%)에도 밀리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8.6%)과 함께 5위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10월 말 리얼미터 자체 조사와도 큰 격차가 있는 것이다. 당시는 범진보·범보수 주자를 구분해 따로 물었는데 김경수 지사는 경·부·울에서 14.5%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이낙연 총리(12.4%), 심상정 정의당 의원(9.1%), 박원순 시장(8.5%)도 높았지만 김 지사에 미치지 못했다.

명확한 요인은 알 수 없다. 다만 10월 범진보 주자 선호도 조사 때 김 지사를 언급했던 경·부·울 응답자가 11월 통합 조사에선 다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를테면 보수층 유권자가 11월에는 김 지사 대신 황교안 전 총리, 오세훈 전 시장 등을 꼽았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 지사가 연루된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10월 29일 첫 공판 이후 매주 진행되는 김 지사 재판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부정적 여론이 커졌을 수 있다. 11월 경·부·울 조사 중 눈에 띄는 또 한 대목은 이낙연 총리의 존재감이다. 상당히 누그러졌다지만 지역감정이 여전한 상황에서 호남 출신임에도 전체 2위·범진보 주자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같은 영남권의 대구·경북에서는 5.8%로 전체 7위·범진보 3위에 그쳤는데, 경·부·울의 반호남 정서가 그만큼 상대적으로 더 약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할 수 있어 보인다. 이번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조사에서는 영남에서 범보수진영의 상승세가 다시 한번 확인되기도 했다. 범진보와 범보수 주자 경·부·울 지지율을 각각 합산한 결과 44.0% 대 43.6%로 팽팽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인용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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