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곳서 한 달 새 138명 발병
학교·보건당국 대응 나서

진주시내 초등학교에서 수두가 유행하고 있다.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수두 발생이 증가하는 시기지만 이례적으로 감염환자 수가 급증해 학교와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진주시보건소 집계 결과 ㄱ초교는 지난 10월 말 처음 수두 감염환자가 발생했고, 현재까지 95명으로 늘었다. 이는 전체 학생 수의 10%를 넘은 것이다. 이 학교에서 지난달까지 수두가 크게 번졌으나 12월 들어 주춤하고 있다. 학생 1명이 가정에서 치료하며 등교 중지 상태인데 수두 바이러스 잠복기가 최대 3주여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감염된 학생들은 병원 치료를 하면서 짧게는 2~3일, 길게는 1주일 정도 등교하지 못했다. 학교는 가정에 수두 예방법을 안내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교사들은 아침마다 교실 출입문 손잡이와 집기 등을 알코올로 소독하고 학생들은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특히 지난달 16일 시보건소는 이 학교에 휴교 조치를 권고했지만, 교장 재량 사항이라 학교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ㄱ초교 관계자는 "교육청, 보건소와 함께 논의 후 휴교를 심각하게 고려했다"면서 "당시 방학이 한 달 이상 남은 데다 수두 바이러스 잠복기가 2주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휴교를 해도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는 등 집에만 있지 않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시보건소는 최초 수두에 감염된 한 학생이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것을 이번 집단 유행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ㄱ초교와 800m 정도 떨어진 ㄴ초교에서도 수두 감염자가 늘고 있다. 현재까지 ㄴ초교에 다니는 43명이 감염됐다. 이 중 38명은 완치됐고 5명은 등교를 하지 못하고 있다. 두 학교 학생 상당수가 같은 학원에 다니고 있어 쉽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ㄴ초교 관계자는 "ㄱ초교에서 환자가 발생한 후 우리 학교에도 빠르게 유행하면서 학교 행사를 축소하는 등 예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제2군 법정감염병인 수두는 환자가 기침할 때 침 방울(비말)이나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이다. 감염되면 열이 나고 온몸에 발진성 수포가 생긴다.

질병관리본부는 수두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진료를 받고, 전염기간 동안 등교(학원 포함)를 하지 않도록 학교와 학부모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또한, 학교나 보육시설에서 집단 환자 발생 시 추가 확산을 막도록 발생상황을 담당 보건소에 알려 줄 것을 권고했다. 시보건소 관계자는 "단체생활을 할 때는 한 명만 수두에 걸려도 집단 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며 "손을 자주 씻는 등 감염병 예방수칙을 실천하고 적기에 예방접종을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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