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NC 하늘은 맑겠습니다
야구, 타지 출신에겐 기댈 언덕
기회 되면 야구 리포터도 욕심
NC, 새 야구장서 좋은 성적을

'시작'만큼 떨리면서 기분 좋은 일이 또 있을까. 면접을 보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마음에 뒀던 이성과 연인 관계로 발전할 때 등 때론 시작할 때 추억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우리다. 야구에서도 시작의 떨림은 예외가 없다. 응원 팀이 생기고 첫 경기를 보러 갈 때만큼 설레는 일도 드물다.

김태림(28·사진) KBS창원총국 기상캐스터는 그 떨림을 간직한 사람이다. 서울을 떠나 창원에 자리 잡은 지 2년. 낯선 땅에서 없던 친밀감을 느끼게 해 준 야구고 NC였다. 올 시즌 이런저런 일로 한 걸음 더 다가가지 못했지만 덕분에 여전한 떨림을 주는 게 또 야구고 NC다. 내년 시즌 김 캐스터는 그 떨림을 힘찬 응원으로 바꿔보려 한다.

-야구는 언제 처음 접했나?

"고향 서울에 있었던 21살 때다. 두산 팬이었던 친구를 따라 잠실야구장에 갔던 게 처음이었다. 야구 룰 하나도 모르고 찾았던 경기장인데 치킨 먹어가며 응원하는 게 재밌었다. 그렇다고 야구에 막 빠져들진 않았다."

-야구를 다시 접하게 된 계기는?

"창원에 온 지 3∼4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지난해 5월쯤이다. 당시 사내 체육대회를 NC 홈경기 관람으로 꾸렸다. 동료와 마산야구장을 처음 가게 된 셈이었는데, 함께 응원하고 즐기며 야구 묘미를 알아갔다. NC가 큰 점수 차로 이기면서 재미는 배가됐다. 잘 치고 잘 달리는 선수들을 보며 사람들이 야구에 열광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깨달았던 듯하다. 특히 나처럼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에게 야구는 기댈 언덕이 된다. 한 도시를 알아가는 구심점이 되고 새로운 만남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외로움을 덜게 해준다고 해야 할까. 참 든든하다."

-평소 관람 스타일은?

"그날 날씨를 일찍 전해야 하다 보니 새벽 5시 출근하고 있다. 자연히 일찍 잠들고 일찍 깨는 라이프스타일이라 '야구 직관'은 어려움이 많다. 대신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관람하고 뉴스를 만들며 매일 야구 결과를 확인한다. 내년 새 야구장이 생기고 새 시즌이 개막하면 직관 횟수를 좀 더 늘려볼까 한다. NC가 이기면 다음날 찾아올 피로도 확 날아가지 않을까."

-NC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안방마님 김태군 선수. 김태군 선수 아내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서울에 있을 때부터 알고 지냈는데 창원에 막 발을 내디뎠을 때도 정말 도움을 많이 줬던 언니다. 그 고마움을 김태군 선수에게도 전하고 싶다. 포수라는 포지션도 김태군 선수를 응원하는 이유다. 팀 수비를 이끌어 가는, 리더 같은 그 모습이 정말 멋있다."

-날씨를 전하고 있는데 야구 리포팅에 도전해 볼 생각은?

"기회만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에게 '당장 뭘 먹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기도 하고. 경기 리포팅은 아니나 지난해 여름 광주 챔피언스필드를 취재·소개하는 일을 맡은 적이 있다. 당시 VIP룸 운영 시스템과 가족 단위 관중을 위한 배려, 잘 갖춰진 지역 먹을거리, 외야 잔디석 등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창원 새 야구장도 광주 못지않은 시설이 들어서는 걸로 알고 있다. 창원 새 야구장을 탐방하고 시민과 공유하는 일도 정말 뜻깊을 듯하다."

-내년 NC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우선 김태군 선수가 건강하게 돌아와 팀의 새 도약을 함께 만들어갔으면 한다. 새 야구장 명칭을 두고도 이런저런 말이 많다. 원만하게 해결돼 모든 시민이 즐길 수 있는 멋진 구장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새 야구장에서 다 함께 '으쌰으쌰' 하며 좋은 성적 거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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