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줄도 알아야 홀로 설 수 있대요
'나 전문가'저자가 말하는 자립
타인과 교류·의존할 수 있어야
'도와주세요'말할 용기 강조

2019년 새해다. 저마다 새 다짐을 하고 이전과 달라져야겠다고 마음먹었을 것이다. '잘 사는 건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말하는 학자가 있다. 스스로를 '나'의 전문가라고 말하는 일본 도쿄대학교 동양문화연구소 교수로 일하는 야스토미 아유무.

그가 말하는 나답게, 자립하고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단단한 삶>을 통해 들여다봤다.

우선 저자가 제기한 명제가 있다.

"자립이란 의존하는 것이다."

이 명제를 납득하는 독자는 책장이 술술 넘어가지만, 아니라면 혼란스럽다.

저자는 왜 자립이 많은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이라고 말했을까.

야스토미 아유무 교수는 이 원리를 발견한 사람이 경제학자 나카무라 히사시라고 말한다. 나카무라 히사시는 사람 대부분은 어떤 정신의 결함 때문에 기묘한 행위를 하고 누구든 어떤 형태의 '장애'를 갖고 살아가기에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의존할 대상이 감소할 때 사람은 더욱 종속된다고 강조한다.

<단단한 삶>은 △자립 △친구 △사랑 △화폐 △자유 △꿈의 실현 △자기혐오 △성장에 대해 말한다.

화폐 편을 살펴보면 하이데마리 슈베르머라는 독일 여성 이야기가 나온다.

슈베르머는 '모르는 사람과 서로 신뢰하고 교환하고 나눌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즐기고 결국은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것을 저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 '화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1994년 자신의 소유물을 처분하고 '돈 없는 생활의 실험'을 시작했다.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실행에 옮겼다. 다른 사람의 집을 봐주며 그 집 냉장고 속 식료품을 쓰는 방식으로 생활한 슈베르머. 이는 금세 소문이 나 여러 곳에서 집을 봐달라는 부탁이 들어왔고 순식간에 1년 후까지 집보기 일 예약이 잡히게 됐다. 또 프랑스와 스위스 등에서도 일이 들어와 말 그대로 세계가 자기 집이 되었다.

그녀는 손에서 돈을 놓는 실험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과 알게 됐고, 많은 사람에게서 도움을 받음으로써 하고 싶은 일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고 했다. 또 자기 자신을 크게 성장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받아야하는 타인의 도움에서, 자신의 결함은 치명적이기에 스스로 고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슈베르머의 실험은 아주 극단적이다. 그녀는 4년간 실험을 하며 자유를 만끽했고, 현재는 어느 정도 돈을 쓰며 살고 있다.

결국 슈베르머가 말하려는 핵심은 '자립은 타인의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라고 생각해 화폐에 대해 무조건 신뢰하는 잘못된 신념이다. 화폐는 신뢰 관계를 필요치 않기 때문에 자립에 필요한 신뢰의 싹을 잘라버린다.

자유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돈이 많아 선택지가 넓어지면 자유롭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유는 선택의 자유가 아니다.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이 자유다.

야스토미 아유무는 자유롭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자라고 싶은 방향을 향해 성장해야 하며, 자유롭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주위에 많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한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자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유롭다고 말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기에 자립하려면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자립의 첫 번째는 결국 '나'다.

올해는 다른 이들에게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당신이 되길….

도서출판 유유 펴냄, 214쪽,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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