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 앞에서 16주기 추모제
순환휴직 등 사측 조치에 노조 "노동자에 책임 전가"

가혹한 손해배상·가압류 문제를 죽음으로 알린 두상중공업 배달호 열사 16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금속노조 경남지부·두산중공업지회 등 노동단체는 9일 낮 12시 창원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 '배달호 열사 16주기 추모제'를 했다. 노조는 아직 복직하지 못한 김창근(전 금속노조 위원장) 씨 복직 문제가 해결되길 바랐다.

두산중공업은 2002년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가 47일간 파업을 하자 조합원 18명을 해고, 89명을 징계했다. 사측은 고소, 손해배상 청구와 재산·임금 가압류로 노조를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 간부 등 8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 9일 창원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 배달호 열사 16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추모제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열사를 추모하며 '철의 노동자'를 부르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그러다 배 열사는 2003년 1월 9일 "불쌍한 해고자들, 꼭 복직하기를 바란다"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해 숨졌다.

김창근 전 위원장도 배 열사 16주기 추모제에 참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5월부터 일주일에 사나흘씩 서울 두산그룹 본사와 두산중공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추모제를 앞두고 창원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도 1인 시위를 했다. 김 전 위원장 외 해고자는 그동안 복직해 일하고 있거나 희망퇴직에 합의했다.

김 전 위원장은 "16년이라는 시간이 있었는데, 정년이 지나서 복직이 안 된다는 것은 사측의 핑계다. 그 논리가 맞다면 자본가는 마음대로 해고해놓고 정년이 지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는 것"이라며 "사측은 원직 복직이나 그에 준하는 명예회복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지회는 이날 작년 시작된 순환휴직·전환배치·희망퇴직 등에 따른 구조조정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구조조정을 피하려는 조치라고 반박했다

진한용 두산중공업지회장은 "사측은 에너지 정책 변화에 대비하지 못하고 경영위기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올해 조합원 불안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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