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5리 고가도로 건설 논란에 "무산 땐 문제 초래"
시민 "과한 표현…국민 세금이란 인식 없어"비판

국도 3호선 사천시 사천읍 수석5리 고가도로 건설을 놓고 찬반 갈등이 있는 가운데 송도근 사천시장이 "국가 돈으로 하는 시혜사업"이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고가도로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으나 중앙집권적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사천시는 9일 오전 사천읍사무소 회의실에서 2019년 '송도근 시장과 사천읍민 대화' 자리를 열었다. 매년 1월에 하는 읍·면·동 순방의 올해 첫 자리다. 이날 사천읍 지역의 이슈가 된 고가도로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 건의가 나오자 송 시장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이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답변에 나선 송 시장은 "현재는 고가도로 건설을 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큰데 개인의 처지에서 득과 실이 있는 것이지, 읍민과 시민 전체로 봤을 때는 다르다"면서 "찬성하는 시민들은 지난 공청회 때 열성적인 반대대책위원회의 목소리에 묻혀 침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가 건의해 240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는데 사업이 무산되면 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 후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것"이라면서 "고가도로 건설은 국도 차량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국가사업으로 법적으로 시민 동의가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송 시장은 이 문제에 대해 시장의 권한은 없고,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소관 업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국토관리청 입장에서 볼 때 이 사업은 국가 돈으로 사천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시혜의 사업이라고 본다. 욕 들어가면서 할 이유가 없다. 내가 국토청장 한 사람이다"고 했다.

그는 "반대 목소리가 있는 만큼 사천읍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대다수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안 하는 방향으로 건의하겠다"면서 "하지만, 고가도로 건설 안 되면 시민 전체의 피해가 될 것"이라고 발언을 끝냈다.

행사가 끝난 후 한 시민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정부가 사업을 하는 건데 시혜라는 말은 우리가 은혜를 받는 거라는 의미로 들려 불쾌했다"면서 "시장이 국토청장 출신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표현이 과했다.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주민 반대에 사업 추진을 중단한 부산국토관리청 진주국토관리사무소는 사천시·사천경찰서와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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