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코앞인데 문자로 "재정난"
교육청 "전학조치 전 폐쇄불가"

함안에 있는 경남보건고등학교가 개학을 불과 한 달 앞두고 학생들에게 폐교를 통보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학력을 인정하는 평생교육시설인 경남보건고가 폐교를 결정하자 학생들이 전학 등 정상적인 학교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남보건고는 지난 21일 학부모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폐교 방침을 알렸다. 문자에는 '본교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학교를 부득이 폐교하기로 결정했다. 불이익이 없도록 인근 학교로 전학 절차를 밟으시길 바란다.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학생들은 개학을 한 달 앞두고, 전학 갈 학교를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보건고 학생 수는 1학년 10명, 2학년 18명이다. 교사도 15명 중 절반가량 남아있는 상태다.

학교 측은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폐교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보건고는 2014년에도 재정난을 이유로 폐교 절차를 밟기도 했었다.

학교 이사장은 "2006년 개교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재정 때문에 힘들었다. 학년당 1학급에 20명, 5개 학급 총 10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10분의 1 정도밖에 채우지 못했다. 올해는 신입생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 교육청 지원이 있지만, 매년 빚내서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자생하려고 노력해도 잘되지 않아 학교 운영을 포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학생 전원이 전학조치되지 않으면 폐쇄 인가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학부모들한테 폐교 방침을 통보했다. 폐교를 하려면 폐쇄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일단 이번 주중에 학교, 학부모 측 견해를 듣고 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도내 같은 평생교육시설인 경남기술과학고 간호과 등으로 전학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했다.

도내에는 경남보건고, 창원 경남미용고, 김해 경남기술과학고(옛 애니메이션고) 3곳이 학력인정을 받는 평생교육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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