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좋은 집 놔두고 가출해서 이렇게 고생하니! 어서 부모님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야지."

어른들 대부분은 가출청소년을 이렇게 선도한다. 물론 단순한 원인과 갈등으로 가출한 청소년의 경우는 부모에게 연락하면 대부분 가정복귀가 가능하다. 하지만 2018년 현재 전국의 130개 청소년쉼터 입소청소년 중 이에 해당하는 청소년은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70%는 가정 해체가 진행되고 있거나 가정폭력, 친족성폭력, 아동학대 등으로 인해 가정으로 돌려보내서는 안 되는 경우이며, 이러한 청소년들을 '가정밖청소년'이라고 부른다.

최근 유독 이슈화되는 인륜 범죄 사건들의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 '가정해체 및 폭력, 불화로 인한 문제'가 그 밑바탕에 깔린 것을 알 수 있다. 따뜻하고 든든한 보금자리가 되어야 할 가정이 오히려 폭력, 학대, 방임, 유기 등의 역기능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소통이나 결속감이 파괴되고 단절되어 해체로 진행 중인 가정이 안타깝지만, 경상남도 지역에도 많이 존재한다.

이제는 청소년의 '가출'을 개인과 가정의 문제이므로 집으로 돌려보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가정해체와 폭력으로 인해 거리로 '탈출'하는 청소년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이 우리들의 책임이고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 경상남도에서는 현재 총 5개의 청소년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전국 청소년 인구 대비 평균에는 많이 부족한 현실이고, 타 지역에서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동형청소년쉼터와 청소년자립지원관과 같이 가정밖청소년을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발굴하여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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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가정에서 폭력과 방임으로 거리에 내몰리고 사람들로부터는 '비행청소년'이라는 낙인을 받아왔던 가정밖청소년들이, 이제는 가정과 사회로 복귀하여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으려면 지역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시선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 지역사회 가정밖청소년들이 인간답게 성장할 수 있기를, 주체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기를, 그리고 이러한 삶을 실현할 기회가 주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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