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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읽는 꽃이야기]눈 속에 피는 갈란투스

추운 겨울보다 차가운 이별
하늘 공주-땅 왕자 슬픈 사랑
하얀 눈 위에 '설강화'로 피어
헤어진 연인처럼 고개 떨군 듯

2019년 02월 07일(목)
조현술 시민기자(동화작가) webmaster@idomin.com

아주 오랜 옛날이어요.

땅의 나라 사람들이 하늘나라에 갈 수 있고 하늘 나라의 신들도 땅의 나라에 놀러오는 그런 때의 이야기이어요. 땅의 나라에서 아주 용감한 왕자는 하늘나라의 공주를 사랑해서 하늘나라에 종종 놀러 갔어요.

땅의 나라 왕자가 키도 크고 얼굴도 준수해서 하늘나라의 공주가 너무도 사랑했어요. 땅의 나라 왕자가 하늘나라에 오면 하늘나라 공주는 왕자를 데리고 하늘나라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구경시켜 주었어요.

공주가 하늘나라의 비밀스러운 곳도 왕자에게 구경시켜 주었어요. 무지개 동산이라든지, 비를 내리게 하는 동산이라든지 그리고 네 계절을 다스리는 곳에도 구경을 시켜주었어요. 그런 곳은 하늘나라 사람들만이 드나드는 곳이었어요.

"왕자님, 이 동산은 좀 이상하지요. 나무도 그렇고 꽃들도 그렇지요."

"공주님, 이런 곳을 땅의 나라 사람들이 보아도 괜찮습니까?"

"왕자님, 여왕님께서 알면 큰일 납니다. 제가 왕자님을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호호호."

"허 허 허 이러다가 여왕님이라도 만나는 날이면 어쩌지요?"

"괜찮아요. 여왕님께서는 저를 끔찍이 귀여워 하셔셔 꾸중하시지 않아요. 호 호 호."

공주가 왕자에게 간드러지게 웃으며 팔짱을 끼었어요. 공주와 왕자는 정답게 팔짱을 끼고 새들이 지저귀고 꽃들이 만발한 하늘정원을 산책했어요.

왕자가 공주와 나란히 정원 벤치에 앉으며 공주의 머리를 가볍게 쓸어주며 다정하게 속삭였어요.

"공주님은 참 좋겠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이 있으니까?"

"아이 참 왕자님도? 우리 결혼을 하면 다 함께 이 정원을 마음껏 거닐 수 있는데요."

바로 그때였어요.

하늘 정원 꽃 정원 가운데 나무 아래에서 엄청나게 날카로운 목소리가 터져왔어요.

"감히 누가 하늘나라 공주와 나란히 앉아 정답게 얘기를 나누고 있어. 누구야?"

그 고함 소리에 공주가 놀라 얼굴이 새파랗게 변해서 말을 더듬거렸어요.

"어- 어마 - 마마. 이 분은 땅의 나라 왕자이옵니다. 내가 사랑하는…."

"뭐라고 땅의 나라 왕자라고? 하늘 나라 공주가 땅의 나라 왕자를 사랑한다고? 땅의 나라에서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들어오고 있어. 그리고 하늘나라 공주와 함께 있다니?"

여왕은 왕자와 공주 가까이 와 노발대발하며 하늘나라 병사들을 불렀어요.

"여봐라. 이놈을 빨리 저 땅의 나라로 끌어 내리거라."

"여왕 마마, 저도 땅의 나라 왕자이옵니다. 저의 말도 좀 들어본 후에 말씀을 하시지요."

"듣기 싫다. 빨리 이놈을 땅의나라로 끌어 내리거라."

"어마마마, 공주인 제가 사랑하는 왕자이옵니다."

"하늘나라 공주가 땅의 나라 왕자를 사랑해? 큰일 날 일이다. 여봐라, 이 놈을 빨리 땅의 나라로 쫓아내어라."

왕자는 하늘나라 군사들에게 끌려 땅의 나라로 쫓겨났어요.

한편 하늘나라에서 땅의 나라로 쫓겨난 왕자는 분한 마음을 다스릴 수 없었어요. 하늘나라를 쫓겨난 분한 마음보다 아름다운 공주의 얼굴이 눈앞에 삼삼거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는 즉시 땅의 나라에서 하늘나라로 공격해 갈 특공대를 조직하기로 했어요.

그는 평소에 신임하는 병사들을 몇 명 그의 훈련장으로 불렀어요.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들어라. 하늘나라의 여왕나라를 공격할 용감한 병사들을 조직하여라. 그리고 강도 높은 훈련도 시켜라."

그날부터 땅의 나라 특공대는 훈련장에서 힘찬 구령 소리를 내며 땀 흘리는 훈련을 했어요. 왕자도 수시로 와서 훈련을 지휘했어요.

어느 정도 준비가 되자, 왕자는 하늘나라로 쳐들어 갈 자세한 명령을 했어요.

"공격 시간은 달빛이 비치는 한밤중이다. 땅의 나라에서 가장 높은 천상산 꼭대기에서 달빛을 타고 하늘나라로 올라가게 된다."

병사들은 왕자의 명령에 따라 하늘나라로 쳐들어갔어요. 땅의 나라 병사들이 하늘나라 들판에 닿자마자, 하늘나라 병사들이 이미 땅의나라 병사들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어요.

땅의 나라 병사가 하늘나라 들판에 발을 디디자, 바로 전쟁이 시작되었어요. 두 나라 병사는 모두 용감했어요. 그러나, 땅의 나라 병사들은 하늘나라 병사를 당할 수가 없었어요. 숫자도 그러하고 공중을 휘익 휘익 날며 칼을 휘두르는 하늘나라의 병사들에게 무서움에 떨고 한두 사람씩 칼을 놓았어요.

그러자, 하늘나라 병사들은 비호같이 날아가서 땅의 나라 왕자를 처치했어요. 땅의 나라 병사들은 왕자가 비명을 지르고 쓰러지는 것을 보자, 어쩔 줄을 모르고 갈팡질팡했어요.

그때, 하늘나라 공주가 왕자의 피 흘리는 몸 앞으로 달려갔어요. 공주는 왕자의 몸을 안고 울먹이며 하늘나라 여왕에게 간곡히 애원을 했어요.

"여왕 마마, 아직은 목숨이 살아 있습니다. 제발 말씀드리오니, 왕자의 목숨을 살려주십시오. 제가 사랑하는 왕자입니다."

공주가 아무리 여왕에게 간청을 해도 응답이 없었어요.

공주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그 무엇도 두렵지가 않았어요.

왕자를 안고 인간의 목숨을 관장하는 신을 찾아가서 왕자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간청하기로 했어요.

공주는 땀을 뻘뻘 흘리며 왕자의 몸을 안고 사람의 목숨을 관장하는 신을 찾아가 애원을 했어요.

"신이시여, 이 사람은 땅의 나라 왕자이옵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제발 목숨을 살려주십시오."

목숨을 관장하는 신은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잠겼어요. 하늘나라 여왕이 쫓아낸 땅의 나라 왕자 목숨을 함부로 구해 줄 수가 없지만, 공주가 저렇게 두 손을 빌며 울먹이는데 그냥 모른 체 할 수도 없었어요.

잠시 후, 그 신은 공주를 향하여 무겁게 입을 열었어요.

"공주님, 그 왕자는 이미 목숨이 끊어진 사람입니다. 저로서도 어쩔 수 없습니다. "

"신이시여, 제발 당신은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습니다."

"공주님,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딱 한 가지 있습니다. 그 왕자를 눈 속에 피는 갈란투스꽃으로 태어나게 해드리지요."

그 말을 남기고 목숨을 관장하는 신은 안개처럼 사라져버렸어요.

그 후, 땅의 나라 왕자의 무덤과 하늘나라 공주의 정원에 갈란투스꽃이 곱게 피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손길이 잘 가지 않는 차가운 눈 속에 외롭게 피었어요. 그러나 뜨거운 사랑을 간직한 진한 색 꽃잎으로 피어났어요.

하늘나라 여왕은 왜 땅의 나라 왕자를 쫓아내었을까요?

갈란투스꽃의 꽃말은 '너의 시작을 응원해'라고 해요. /조현술 시민기자(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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