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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활짝]주택 개조 카페·음식점을 가다

가정집인 듯 가정집 아닌 그곳
옛날 가구·소품 비치 눈길
집처럼 편한 분위기 조성
"아날로그 감성 정겨워"

2019년 02월 11일(월)
김민지 기자 kmj@idomin.com

낡음은 곧 구식이었다. 과거엔. 낡음은 촌스럽고, 유행에 뒤떨어졌고, 버려야 했다.

새로움이 넘쳐났다. 무언가가 빨리 없어지고 또 새로 나타났다. 추억을 쌓을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다시 낡음을 찾기 시작했다. 아날로그적 감성과 소박함, 편안함이 인기를 끌면서 카페와 밥집이 오래된 주택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람들은 주택을 개조한 카페에 가고, 오래된 찻잔에 담긴 차를 마시고, 오래된 골목에서 밥을 먹는다. 그들을 따라가 봤다.

▲ 카페 '진해요' 외부 모습. 일반 주택과 비슷하다.

진해요 입구 내부.jpg
▲ 카페 진해요. 나무 소재 마룻바닥과 벽면이 오래된 주택을 연상케 한다.
◇세대 어우르는 추억의 공간 = 진해 구도심 주택가. '진해요' 간판이 보인다. 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다. 여긴 신발을 벗고 실내화를 신고 들어간다. 거실, 부엌, 방 2칸, 화장실…. 정말 가정집이었다.

강영문(30) 대표는 20~30년 된 주택을 '복원'했다. 미술을 전공한 실력을 바탕으로 있는 그대로의 멋을 살렸다. 강 대표는 "원래 여러군데 인테리어 업체에 의뢰를 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해달라고 했지만 (그쪽에서) 돈이 안 되는지 성사가 안 됐다"며 "나이드신 분에게 추억을 나누는 공간, 젊은이들에겐 추억을 쌓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눈에는 '오래된 물건'이 예쁘게 보였다. 2년 전부터 발품을 팔아 빈티지 컵·자개농·카세트테이프 등을 모았다. 카페 곳곳의 소품은 옛날 감성을 자극했다.

손님 이순민(가명·45) 씨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서 보던 집, 우리가 살던 집 같아 친근하다"며 "갖가지 소품을 보는 재미도 있고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긴다"고 말했다.

▲ '빌라201호'는 빌라를 개조한 식당이다.

◇집(home) 같은 포근함 =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한 동에 5층짜리 다세대주택이 많은 곳이다. '빌라201호'는 빌라를 개조해 만든 요릿집. 진짜 친구 집에 놀러 가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가 까르르 웃으며 "어서 와"라고 반겨줄 것 같았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온 것처럼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알록달록한 색감의 벽, 아기자기한 패브릭 소품, 은은한 조명 등이 눈길이 끌었다.

이미경(52) 대표는 물리적 공간(house)이 아닌 정서적 공간(home)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일부러 조용한 곳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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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라201호는 빌라를 개조한 식당이다. 넓은 창과 패브릭을 이용한 인테리어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사람들이 집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밥 먹고 쉬었다 갔으면 했다."

그는 3개월간 실내장식을 직접 했다.

손님들은 진짜 빌라를 개조해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란 분위기다. 김주희(36) 씨는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적다 보니 밖에서도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찾는 편이다"면서 "친구 집에 밥 먹으러온 기분이다"고 말했다.

▲ 카페 '노 타이틀' 입구.

◇번화가 속 한적함 그 여유 = 하마터면 지나칠 뻔했다. 화려한 간판과 조명이 즐비한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에 이런 곳이 있다니. 카페 '노 타이틀(no title)'이다. 도로변 골목 사이로 보이는 빛바랜 건물 벽면, '커피집'이란 명쾌한 간판 덕분에 찾았다. 카페는 40~50년 된 옛집 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했다. 타일, 얼룩덜룩한 벽, 은색 철문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내부는 노출 콘크리트를 활용한 단순한 공간이었다.

주민구(34) 대표는 "오래된 것에 매력을 느꼈고 자연스러운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자리 배치도 손님 간 경계를 무너뜨려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인증샷을 찍기 바빴다. 이곳을 찾은 박영주(23) 씨는 "주변은 바쁘게 돌아가는데 이 공간은 아늑하다"며 "자연광이 들어오는 곳에서 커피 한 잔 하다 보니 할머니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해 친구랑 이야기가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카페 '노 타이틀'에서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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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 김민지 기자
  • 안녕하세요:) 음악과 무용, 뮤지컬, 문화정책, 맛을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