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수술한 최재상 신부 개인전
창원서 타일화 등 40여 점 선봬

성당의 신부가 직면한 죽음의 그림자는 어떤 모습일까?

최재상 신부(창원 명서동 본당 주임)가 창원 파티마병원 내에 있는 파티마갤러리에서 '십자가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그는 3년 전 위암 수술을 하고서 준비한 작품 40여 점을 내걸고, 생사를 오가는 병원에서 육체의 고통을 넘어 그동안 걸어온 삶의 상흔을 선보였다.

최 신부는 죽음의 문턱에서 진지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제로서 걸어온 20여 년의 길을 되돌아보며 전시 이름처럼 십자가의 길에 집중했다. 예수의 고난을 말하는,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간 발자취 14처는 타일화, 도유화, 도예 작품으로 탄생했다.

▲ 파티마갤러리에서 볼 수 있는 최재상 신부의 작품. /이미지 기자
특히 흙을 빚어 구워낸 도예 작품은 2016년 병마와 싸울 때 만든 것이다. 세월에 따라 잘게 부서진 흙을 다시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은 생의 의지를 그대로 담아냈다.

또 타일 위에 그림을 그리는 타일화와 도유화는 선과 여백이 중심이 되어, 14처가 낯선 관객도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게 한다. 또 도유화마다 적은 묵상글은 큰 울림을 준다. 단순하지만 상징성이 깊은 작품은 병원을 오가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듯하다.

최 신부는 "죽음 앞에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

한편 최 신부는 마산교구 가톨릭 미술인회 담당 신부로서 1999년부터 개인전 등을 열고 있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문의 055-270-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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