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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눈] '어메이징' 정치 기술자들

김경수 구속 등 악재에도 꿋꿋한 여권
지지층 결집으로 난국 돌파 노리는 듯

2019년 03월 13일(수)
고동우 자치행정1부 차장 kdwoo@idomin.com

요즘 여권이 정국을 다루는 걸 보면 경이로움 그 자체다.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도지사의 인터넷 여론조작 실형선고·법정구속부터 친문 인사인 손혜원 의원 부동산 투기 및 직권남용 의혹,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정권 비위 폭로, 과거 정권과 유사한 블랙리스트 논란, 그리고 누적된 경제 실정에 흔들리는 대북정책까지 불리한 이슈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 '보란듯이' 강공 또 강공이고 효과도 상당하다.

자유한국당이 한심하긴 했다. 거저 주는 호재도 받아먹지 못하고 일부 의원의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망언으로 순식간에 궁지에 몰렸다. 여권은 이를 철저하고도 집요하게 공략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생사가 걸린 나머지 야 3당과 공조를 굳건히 했고 문 대통령까지 '출격'해 "5·18에 대한 망언·왜곡·폄훼에 분노를 느낀다"고 기름을 부었다.

김경수 지사와 북핵 문제 등은 켕겨도 당당한 척, 보이는 것도 안 보이는 척, 알면서도 모르는 척, 위기는커녕 곧 해결될 사안인 것처럼 몰아가는 전법으로 맞섰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도운 복심이자 실세로 불리는 김 지사인 만큼, 여론조작 논란의 화살이 더 '윗선'으로 향할 수 있었으나 사법적폐세력의 농간에 의한 잘못된 판결이라고 받아치며 초점을 돌렸다.

지난달 28일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일성도 놀랍기 그지없었다. 누가 봐도 북핵 문제가 난관에 부딪힌 게 분명한데 문 대통령은 "북미 양국 대화를 통해 매우 중요한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리 역할이 다시 중요해졌다. 북미 실무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낙관론을 폈다. 물론 북미 관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도 계속되어야 하지만 혹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그럴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다른 이유로 숨기고 딴청 피우는 것이라면 이보다 큰 기망은 없을 것이다.

이 같은 일련의 여권 대응은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지지자만은 안고 간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 영남과 보수·중도층을 겨냥하며 당시 한나라당과 연정 제안이니 한미 FTA, 이라크 파병이니 다 던져봤지만 지지층만 떠나가고 별 소득이 없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일관되게 고수해온 이명박·박근혜 전 정권에 대한 거의 전면적인 부정이나 탈원전 정책, 최저임금 인상·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노동친화적 정책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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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목표는 물론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일 텐데 결과는 모르겠다. 아무리 참신하고 확실한 방법이라도 자꾸 써먹으면 식상해지고 내성이 생기기 마련이다. 지금은 효과가 있는 듯 보이나 결국 모든 건 국민이 매기는 경제·민생·대북 성적표에 달려 있을 것이다. 어쨌든 여권은 절체절명 최악의 순간에도 반전을 꾀할 시간을 벌고 또 벌어내고 있다. 거듭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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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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