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양산을 상징하는 곳이 통도사라면, 오늘날 양산을 상징하는 곳은 신도시다.

너른 터 위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아파트에 사는 많은 이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양산을 선택한 이유는 저마다 다를지 모른다. 10년 넘게 지역에서 기자로 일하다 보니 양산으로 이주한 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초기만 하더라도 장점을 이야기하기보다 불만을 이야기하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하지만, 양산을 선택한 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양산신도시는 짧은 시간에 많은 이들이 모여 살다 보니 자연스레 생긴 문제도 있고, 처음부터 잘못된 계획으로 겪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도 안고 있다. 2016년 12월 양산신도시를 준공했지만 지금까지도 반복하는 주차난과 쓰레기 문제, 공사현장 부주의 등은 마치 단골손님처럼 일상이 돼 버렸다.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학교, 문화·체육시설 등은 신도시가 커질수록 많은 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신도시를 계획하고 관리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나 양산시 책임을 떠나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신도시를 더욱 살기 좋은 삶의 터전으로 만드는 일에는 '공공의식'과 '문제의식'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까지 신도시가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오히려 불편이 늘어난 것은 도시의 주인인 시민이 공공의식을 갖추지 못한 데다 문제의식을 공유하지 못한 탓도 있다. 저마다 다른 사연으로 이주한 이들은 낱개로 서로 연결되지 못했고,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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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의 완성은 눈에 보이는 기반시설을 빈터에 채워 넣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곳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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