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 주말, 이른 아침부터 차이나는 프리마켓을 위해 즐거운 기획을 아끼지 않는 수 프리마켓 셀러 회원들은 이른 시간부터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보라색 조끼를 입은 모습이 더욱 사랑스럽게 다가온 그들은 창동 골목에서 매주 피어나는 소박한 골목 제비꽃입니다. 

노오랗게 단장한 창동갤러리 옆 뉴질랜드 이야기 가득한 골목을 들어서면 작은 정원을 거니는 듯 앙증맞은 봄꽃들이 저마다 얼굴을 내밀고 손짓합니다. 주인장의 정성어린 손길이 꽃밭을 이루고 드나드는 사람 꽃도 함께 어우러지니 여러 색이 어우러진 한 평 정원이 되었습니다.

어디선가 짙게 뿜어내는 향 내음에 발걸음을 이어보니 붉은 색으로 단장된 담벼락에 시선이 멈추고 한껏 뿜어내는 꽃 내음에 맘껏 취해봅니다. 만개한 백화등, 붉은 인동초가 어우러진 초록넝쿨 구름떼가 담을 덮은 풍경에 마주한 작은 공간의 조각보 꽃님이 슬며시 내놓은 초록 두 의자와 정원이 펼쳐진 공간은 퇴색된 골목을 드는 이들에게 환호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되돌아 걸음을 앞세워 봅니다. 저마다 나란히 앉아 소란소란 이야기 꽃 피우고 있는 공간을 따라 걷노라면 작은 아고라 마당을 만나게 되고 2013년 처음으로 심었던 (마산-물, 창원-흙, 진해- 나무) 화합의 느티나무에 기대며 잠시 호흡을 느리게 내쉬어봅니다.

야옹~ 오래된 동네, 낡은 골목에 함께 생명을 이어가는 골목여행의 캐릭터. 금방이라도 창문으로 튀어 나올 듯한 벽화로 그려진 고양이 모습은 사람들에게 사진 찍는 즐거움을 한층 더하고 있습니다.

다시 느린 걸음으로 골목을 빠져나가 맞은편 창동입구 3·15가족나무를 들어섭니다. 38년 전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주인장의 고마운 손길이 바탕 되어 벽면마다 색으로 꾸며진 골목에 나비가 한 마리 날아들었습니다.

낮은 초록나무들이 저마다 연녹색 새잎 돋아 속삭이며 줄지어 있는 모습은 소담한 골목정원을 자아냅니다. 장미꽃 가지가 싱그럽게 뻗어나가고 동백꽃, 영산홍, 구절초, 남천, 마삭줄, 텃밭상자가 어우려져 가는 모습은 후미진 골목의 새로운 풍경이 되었습니다.

창동 골목 곳곳을 거닐며 지나온 12년 뒤안길 창동살이에서 숱한 비바람에 흔들리며 사람들과 어우러져 핀 꽃밭 속에서 ‘차근차근’ ‘천천히’ 창동 인생 후르츠를 담아가고자 합니다. 오래 익어 맛있게 느리게 영글어가는 소박한 삶을 꿈꾸며 함께 피어나는 할미꽃이 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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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은 창동예술촌 일곱 해가 되는 날입니다. 골목 속 작은 마당에서 한껏 어우러진 사람꽃 활짝 피울 시간을 기다리겠습니다. 골목마다 피어나는 사랑스러운 꽃 향연은 창동이 아름다운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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