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차·난폭운전에 "버스 타겠나"
작년 민원 6452건 중 23.9% 운행 관련 불만
만족도 조사서 '안전'보통 이하 답변 72.5%

#"16일 오후 5시 30분 시내버스가 마산역 가기 전 대로에서 하차와 동시에 안쪽 차선으로 급변경을 했습니다. 안쪽 차선에서 시속 70킬로미터 정도로 오토바이 운전 중에 급차선변경으로 급브레이크를 밟아 겨우 멈춰섰는데 기사한테 사고 나면 어쩔거냐고하니 사고 안나지 않았냐고 어이없는 말을 했습니다. 반말하니 머리를 쪼개느니 욕설을 해대길래 같이 욕을 했습니다."

#"14일 오전 7시 40분 진해 경화시장 정류장 전광판에 번호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302번 버스가 불쑥 와서 탔습니다. 승차 후 자리 앉기 전에 출발해서 아이가 손잡이대에 가슴부분이 부딪친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CCTV 영상자료를 확인해서 기사의 과실이 인정될 경우 징계절차를 밟아 주길 요청합니다."

#"오후 5시쯤 창원종합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115번 버스를 탔습니다. 오후 5시 29분쯤 벨을 눌러 창원호텔 다음 중앙동에서 하차하려고 했으나 기사가 승객들 말을 무시하고 통과해버려서 다음 정류장인 이마트에서 내려 목적지까지 걸어가야 하는 큰 불편함을 겪었습니다."

창원시 누리집 '대중교통불편신고'란에 올라온 민원 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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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오후 10시 45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봉덕사거리에서 한 시내버스(맨 왼쪽)가 신호를 위반한 채 운행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급정거·급출발, 신호위반 등 불만 = 창원시에 간선 35개, 지선 111개 등 146개 버스 노선이 있다. 지역 내에만 다니는 지선은 창원 50개, 마산 47개, 진해 14개다. 간선은 지역 간 중·장거리 노선을 운행한다.

대운교통, 동양교통, 창원버스, 신양여객, 마창여객, 마인버스, 대중교통, 제일교통, 진해여객 등 9개 시내버스 업체 기사 1571명이 146개 노선 중 137개 지·간선 노선을 담당한다. 이들이 운행하는 버스 705대가 137개 노선을 하루 평균 4376회 돌며 창원시민의 발이 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25만 2000명, 연평균 9200만 명이 시내버스를 이용하는데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중 자리 잡기 전 출발, 급정거·급출발, 신호위반, 무정차 통과 등이 많다.

김도현(27) 씨는 할 말이 많다. 시내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김 씨는 지난 17일 오전 7시 40~50분께 성산구 대방동 대방초등학교를 지나며 있었던 일을 전했다.

김 씨는 "당시 차량 기준으로 정지 신호였고, 녹색불이던 횡단보도로 학생 10여 명이 건너는 상황이었는데 기사가 두리번거리더니 신호를 무시하고 출발했다"며 "교통안전지도를 하시던 분은 깃발을 뒤로 빼며 뒷걸음질하셨고, 건너편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 진출하던 차량은 경적을 울려댔다"고 말했다.

13일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오전 8시 45~50분께 122번 버스를 탄 김 씨는 운전사가 한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영상통화를 하는 모습을 봤다. 거치대 휴대전화를 보며 이야기하랴, 운전하랴 속도를 제대로 못 내며 운행하고 있었다.

이어 대방초등학교 버스정류장에 정차할 때 정류장 쪽으로 차량을 너무 가까이 대는 바람에 버스를 타고자 차도에 있던 시민이 다시 보도로 올라서고 기사도 급정거했다. 그럼에도 영상통화는 4~5개 정류장을 지나기까지 계속됐다.

김 씨는 "버스 운전사나 업체도 문제지만 승객도 면역이 됐는지 놀라는 반응 없이 담담한 모습이었다"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바로바로 기사에게 이야기해야 하지만 승객 처지에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시내버스 민원 중 23.9% 운행불만 = 지난해 창원시 누리집 '대중교통불편신고 접수 및 신고 현황'에 따르면 전체 6452건 가운데 난폭운전·무정차 통과·법규 위반·정류소 질서 문란 등 운행 관련 불만이 23.9%(1540건)를 차지했다. 불친절도 12.5%(807건)로 많았다.

난폭운전·무정차 민원은 매달 30건 이상 접수됐다. 월별로 난폭운전 민원은 1월 43건, 2월 36건, 3월 35건, 4월 58건, 5월 40건, 6월 34건, 7월 52건, 8월 31건, 9월 38건, 10월 60건, 11월 52건, 12월 48건 등이다. 무정차 통과 민원 또한 1월 30건, 2월 34건, 3월 44건, 4월 61건, 5월 45건, 6월 50건, 7월 52건, 8월 57건, 9월 50건, 10월 90건, 11월 81건, 12월 54건 등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시내버스 이용자 불만은 시민단체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경남소비자단체협의회와 마산YMCA·마산YWCA·진주YMCA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경남도 시내버스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경남 평균보다 창원 시내버스 만족도가 낮았다.

설문에 참여한 창원시민 544명(남 98명, 여 446명) 중 76.3%(415명)가 '과속·난폭 운행하는 정도에 대한 조사' 문항에 보통 이하 만족도를 표시했다. 구체적으로 매우 적음 6.6%(36명), 적음 17.1%(93명), 보통 38.8%(211명), 많음 30.9%(168명), 매우 많음 6.6%(36명)로 나타났다.

'급출발·급정거하는 정도에 대한 조사' 문항에는 74.4%(405명)가 보통 이하라고 답변했다. 또 '교통신호체계를 위반하는 정도에 대한 조사' 문항에서도 54.2%(295명)가 보통 이하라고 답변했다.

'시내버스 안전운행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매우 만족 6.6%(36명), 만족 21%(114명), 보통 49.1%(267명), 불만족 20.8%(113명), 매우 불만족 2.6%(14명) 등 72.5%(394명)가 보통 이하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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