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표이사 선임 두 달만에 사임 과정서 드러나
전임자 부실경영 정황 포착…경찰 수사 착수예정

지난 2009년 의령군 농산물공동브랜드로 출범해 전국 브랜드 대상을 받았던 '토요애유통㈜'이 각종 비리·부실운영 의혹에 휩싸여 논란이 예상된다.

토요애유통㈜은 지난 2월 21일 제10기 주주총회를 통해 제3대 대표이사로 이성환 전 농협 김해농수산물유통센터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취임 두 달여 만에 전격 사임했다. 사임 배경을 두고 전 대표이사 체제와 업무 인수인계에 상당한 어려움에 부닥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사임 직전 전임 대표이사를 상대로 경영 손실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묻는 재산 압류 소송을 진행했다. 업무 인수 인계 과정에서 부실·비리 정황을 포착해서다. 경찰 또한 내사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성환 씨는 취임 당시 "10년 동안 성과를 거둔 토요애유통을 기반으로 지역 농산물 제값받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농민과 현장에서 소통을 강화하고, 유통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등 지역 농민들이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토요애유통이 마늘 수매와 깐마늘 생산·농산물 업무협약 체결로 대형유통망 확보, 농산물우수관리제도(GAP) 인증 품목과 재배면적 확산 등 농민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판매는 유통회사가 맡는 시스템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씨는 업무 인수 인계 과정에서 수습하기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의 부실 경영 체제에 근무 의욕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 토요애유통 판매 현장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지역 농민과 경찰 등에 따르면 각종 농산물 생산 농민과 직거래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를 꾀하려던 시스템은 중간상인에게 선급금을 지급해가면서까지 유통체계를 흩트려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농민이 토요애유통을 믿고 맡긴 농산물을 중간 상인에게 떠맡겨 수억 원의 선급금을 고스란히 떼이는 사례도 불거졌다.

위·수탁 사업으로 진행한 양파사업은 특정 업자를 통해 거래해 왔으며, 수매한 양파는 저장 창고에 저장됐으나 촉이 날 때까지 유통을 하지 않아 모두 폐기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또 마늘 수매사업을 벌이면서 흙과 마늘이 뒤섞인 수매 물량으로, 유통 가능한 상품성 마늘은 50∼60%에 불과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더구나 최근 새로 건립한 제2유통센터에는 수억 원을 들여 선별기 등 각종 유통시스템을 설치했지만, 사용조차 하지 못하고 방치된 실정이다.

이처럼 운영 전반에서 부실·불투명한 사례가 이어졌지만 감시·감독체계는 작동하지 않았다. 공식 이사회가 있지만 1년에 한두 번에 그친 형식적인 회의에 불과했던 셈이다.

심각성은 또 있다. 생산 농민이 믿고 맡겨야 할 토요애유통에 군민이 더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포전매매(밭떼기)에 길들어 있던 농민들이 출자기관인 의령군과 농·축협을 믿고 토요애에 생산 물량을 맡겼지만, 신뢰를 얻지 못해 외면당하는 현실이다.

이에 대해 의령군 관계자는 "새 대표이사가 갑자기 사임한 것은 개인 사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상임이사 비상체제에서 새 대표이사를 찾을 것이며, 새 대표가 선임되면 잘못된 부분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전임 대표이사는 의령농협 소속으로 파견 형태로 8년간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지난해 9월 돌연 의령농협 궁류지점장으로 발령나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한편, 토요애유통은 70억 출자 규모 가운데 의령군이 33억 원을 출자해 43%의 지분율이 있으며, 의령농협과 동부농협·의령축협이 합쳐 47%, 일반 농민단체 등이 소규모 출자 형태로 운영된다.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부가가치 향상, 농촌 융복합 사업 개발·육성, 농산물공동브랜드 집중 홍보, 국외시장 개척 등 유통체계를 개선해 의령농산물의 경쟁력과 농가소득 증가에 이바지하는 등 순수 농민을 위한 유통기관이라는 목적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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