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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계속되는 "도지사 보선 없다" 발언 논란

벌써 다섯 차례나 강조 발언
'선거비용 절감' 설득력 약해
법조계 "선거법 멋대로 해석"

2017년 03월 21일(화)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도지사 보궐선거 관련 언급을 다시 한 건 20일 확대 간부회의였다. 이례적으로 도청 전 공무원에게 인터넷 생중계된 회의였다.

예정보다 20분 늦은 오전 9시에 입장한 홍 지사는 업무 보고가 끝나자 간략하게 자신의 재임기간 도정 성과를 압축하고 나서 "제가 더 크게 대한민국을 경영해보고자 나서고 있다. 결과는 모르나 결과에 따라 경남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발전하고, 부자가 되는 계기가 올 수 있다. 모두 힘을 합쳐 자랑스러운, 풍요로운, 행복한 경남이 될 수 있도록 도청 식구들이 힘을 모아 달라"고 마무리 발언을 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여기서 홍 지사는 "내일부터 제가 장기 휴가를 내야 한다. 4월 9일까지 숨 막히게 바쁜 일정이 있어서 휴가 갔다가 돌아오겠다. 예선 탈락하면 집에 올 거고, 본선에 나가게 되면 대한민국 전체를 경영해볼 기회가 있기 때문에…"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는 "본선에 나가기 직전 사퇴하면 (도지사)보궐선거는 없다. 보궐선거를 하면 200억 원 이상 돈이 든다. 또 제가 사퇴하면 도내 선출직 공직자의 '줄사퇴'가 나온다. 선거비용 수백억 원을 부담하게 된다"면서 "그런 일(보궐선거)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한 달 전부터 이야기했다. 그런데 보선을 노리는 '꾼'이 지금 활개를 치고 있다. 또 그 사람들이 일부 기자를 선동해서 마치 보선이 있는 것처럼 퍼뜨린다. 보궐선거는 없으니까 다들 헛꿈 꾸지 말고 자기 일에 충실하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드린다"고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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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경남도지사./경남도민일보DB

그의 말대로 "보궐선거는 없다"는 입장은 최근 거듭됐다. 지난 13일 도청 출입기자 간담회와 16일 서울에서 있었던 자유한국당 지역 국회의원 간담회, 17일 개인 페이스북과 18일 대구 서문시장 출마선언 때까지 마치 주문을 걸 듯 "보궐선거는 없다. 보궐선거로 말미암은 줄사퇴·줄선거 혼란과 선거비용 낭비를 최대한 줄이겠다"고 반복했다.

이날 간부회의에서는 "본선에 나가기 직전에 사퇴하면 보궐선거는 없다"는 말로 방법까지 제시했다. 공직선거법 35조 5항 보궐선거 사유발생 시점, 200조 5항 공직자 사퇴 통보, 203조 4항 동시선거 규정 등의 맹점을 활용해 사퇴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방법으로 보궐선거 사유를 없앤다는 것이다.

이로써 홍 지사의 거듭된 보궐선거 소멸 주장의 명분과 방법은 분명해졌다. 보궐선거로 말미암은 선거비용 낭비를 막겠다는 것이다.

액면 그대로 보면 참 좋은 의미일 수 있다. 하지만 선거비용 낭비 주장 이면에 도민이 피해를 보는 것은 없을까? 우선 1년 3개월 이상 도정 공백 우려를 들 수 있다. 홍 지사가 사퇴해도 보궐선거가 없다면 현 류순현 행정부지사가 내년 6월 지방선거 때까지 권한을 대행하는데, 이는 역대 최장기간이다. 김혁규 도지사 사퇴 후 장인태, 김두관 지사 사퇴 후 임채호 권한대행은 4~5개월에 그쳤다.

조유묵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남은 임기가 1년 3개월로 전체의 3분의 1이다. 보궐선거로 도지사를 뽑을 수 있는데도, 비용을 우려해 대행체제로 가기에는 도정 공백 기간이 길다"고 지적했다. 반면 홍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지금 도정은 행정부지사 체제로 가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이미 세팅이 다 됐다"는 입장이었다.

다음은 지방자치와 국민의 참정권 침해 우려다. 자신이 만든 사유로 발생하는 보궐선거를 자신의 의지로 지방자치권과 참정권을 침해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유묵 처장은 "그렇게 선거비용 걱정이 되면 자신이 나서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참정권은 행사하려 하고, 남의 참정권은 막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또한, 한 변호사는 "공직선거법을 멋대로 해석해 4월 9일 밤늦게 사임하면 이는 명백한 법률 위반이다. 헌법 수호의 막중한 책임을 지닌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법을 위반해 국민의 의사결정권을 빼앗겠다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심지어 홍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보선을 노리는 '꾼'이 지금 활개를 치고 있다. 또 그 사람들이 일부 기자를 선동해 마치 보선이 있는 것처럼 퍼뜨린다"며 참정권자를 향해 특유의 막말을 퍼부었다.

홍 지사가 언급한 보궐선거 비용도 과장됐다. 홍 지사의 "도지사 보궐선거 200억 원, 줄선거의 경우 수백억 원" 주장에 대해 경남도선관위는 "대선과 동시선거가 되면 도지사 선거는 130억~140억 원, 그 외 선거는 선거구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확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도정 공백, 참정권 침해다"와 "선거비용 낭비다"라는 여론전 향방에 따라 홍 지사의 사퇴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예고대로 21일부터 4월 7일까지 장기 휴가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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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균 기자

    • 이일균 기자
  • 진실을 향해 뚜벅 뚜벅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