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내 고향 남쪽 바다가 그리운 날이다. 이수인의 '고향의 노래'를 들으면서 향수가 밀려온다. 특히 김재호가 쓴 노랫말은 우리 시대 삶의 한 표현이다. 어머니를 그리듯, 한 시대를 회고하는 가슴에 파동을 일으키는 글이 아닌가?마산에서 초등부터 마산교육대학까지 살았다. 잠시 시골 학교 선생 노릇 5년 후에는 다시 마산제일여중 선생 노릇 하면서 쉰일곱 살까지 살았다. 창녕 영산 외가에서 보낸 5년을 제외하면 50여 년을 마산역 앞과 교원·구암·자산동 한우아파트를 끝으로 창녕 우포늪으로 돌아왔으니, 가장 긴 세월을 마산만을 바라보며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 사는 동안 각종 사고와 병고를 포함한 삶의 풍파가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고 평안하기를 바라며 풍족한 생활을 추구한다. 그러나 행복한 삶에는 나름의 조건이 있다. 바로 복(福)과 덕(德)이다.복이란 남이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자신만의 삶 속에 지니는 것이다. 복이란 보통 에 기록된 오복(五福)을 뜻한다. 첫 번째 복은 수복(壽福)이며 오래 사는 복을 의미한다. 두 번째 복은 부복(富福)인데 재물이 넉넉하고 부유하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 복은 강녕
평소 인디음악을 즐겨 듣는다. 신곡이나 새 앨범을 거의 다 들어보는 편이니 꽤 적극적이라 할 수 있다. 인디음악은 장르가 다양해서 좋다. 음악가가 그냥 자기식대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분 내키는 대로 어울리는 가수나 노래를 골라 들으면 된다.EBS 음악방송 이 올해 20주년을 맞아 지난 1일 '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을 공개했다. 이 방송은 유명세를 떠나 오직 좋은 음악으로만 관객을 만나 왔다. 대중음악 전문가 11인이 참여한 이번 명반 선정도 기준은 '오직 음악성'이다. 2004년 1월 1일부
말을 할까 말까 망설여진다면 말을 하지 않는 게 낫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여전히 말을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가 있다. 우리 사무실 건물에서 일하는 몇몇 요즘 것들을 볼 때마다 그렇다. 이들의 특징은 어떤 경우에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것도 일 년을 넘게 마주치는 사이면 눈인사라도 할 만하건만 가벼운 목례조차 생략한다. 이들은 또 엘리베이터 위치를 확인하지 않는다.마음이 바쁜 출퇴근 시간. 엘리베이터가 2층에 있든 9층에 있든 개의치 않는다. 덮어놓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다 누르고 본다. 자신들의 행동이
"여기 단상이 왜 이렇게 높아?"지난 19일 밀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남도민체전 개회식에서 김오영 경남체육회장이 한 말이다. 김 회장은 이번 대회에서 줄곧 높은 단상 문화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전국체전 출정식을 비대면 영상으로 진행해 선수단이 마무리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수들을 모아놓고 권력자인 자신이 빛나기보다 대회 주역들 편의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단상 높이를 낮추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요 내빈이 높은 자리에서 내려다보기보다 진정한 주인공인 참가자들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더
꽃집, 빵집, 미용실, 의원, 식당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걸어다닐 만한 거리에 적어도 하나씩은 있는 동네 가게들이지요.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한 지 3년째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가게가 많고 아는 이웃도 별로 없다 보니, 어떤 곳이든 처음 가보기 전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서 먼저 가본 분들이 남긴 평을 살펴봅니다. 평점이 높거나 좋은 리뷰가 많은 곳에 먼저 가고, 그렇지 않은 곳은 나중으로 미뤄 둡니다. 모험보다는 안전을 택하는 거지요. 예전 동네 사람들 입소문을 요즘은 인터넷 동네 커뮤니티나 지도앱이 대신하는 셈입니다. 판매하는 상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고 이틀 뒤인 4월 12일 홍태용(국민의힘) 김해시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해시 기호(#) 뒤에는 낙관주의, 비관주의, 역사, 불변, 균형, 조화 등을 핵심 단어로 제시했다.홍 시장은 이 글에서 "최근 많은 이야기와 논란을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하는 분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를 비교해 설명했다. '낙관주의자는 비행기를 만들고, 비관주의자는 낙하산을 만든다'는 말을 예로 들었다.홍 시장은 "비관론은 리스크를 생각하고 대비하게 하므로 낙관론보다 지적인 관점에서 더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게
4.10 총선을 맡았던 부서 속사정을 털어놓자면 총선 다음 날 11일 자 지면 고민이 컸다. '당선자를 못 실을 수 있다'는 가정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수개표 도입으로 개표 완료시간이 11일 새벽일 수 있고, 경남 선거구 여러 곳에서 거대 양당은 오차범위 내 박빙이었다. 기사 송고-편집-인쇄-배달을 고려했을 때 11일 0시가 신문 제작 한계였다.그런데 기우였다. 그동안 조사 결과와 다르게 윤곽은 곧 드러났다. 11일 자 총선 지면에는 경남 전체 16개 선거구 중 경합인 3곳을 제외하고 당선자가 실렸다. 경남·부산
매화, 산수유를 시작으로 벚꽃, 개나리, 진달래, 철쭉 순으로 봄소식을 전해주는 계절의 변화를 요즈음 느끼고 있다. 벚꽃은 지면서 꽃잎들은 바람에 떨어져 나뒹구는 한편 제법 파릇한 나뭇잎들이 거리를 물들이는 계절이다. 이처럼 계절이 바뀌는 4월, 22대 총선을 치렀으니 선거 홍보 현수막도 내려져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음 선거에는 환경보호를 위해 홍보 현수막이 모바일 현수막으로 대체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 4월에는 제주 4.3 민중항쟁, 김주열 열사의 죽음과 4.19 혁명, 4.16 세월호 참사
지난주 창원상공회의소 최재호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임직원들이 필리핀을 다녀왔다. 경남지역 기업의 노동자 수급을 지원하고자 필리핀 유학생, 노동자 유치에 나선 것이다. 이에 필리핀 국적 유학생 유치와 외국인 노동자 수급 원활화를 목적으로 협약을 체결했다.방식은 이러하다. 창원상의는 필리핀 유학생이 지역 내 대학에서 학습하고 정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이 졸업 후 지역 기업의 제조 현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 마련을 지원한다. 필리핀 측은 경남 소재 대학 입학생을 모집하고 이들의 신원을 보증한다. 언뜻 보면 단순 협약에
1996년 무렵이다. 당시 거제시청을 맡고 있던 내가 '석산'이라는 것을 제대로 공부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당시 고현읍 수월리를 비롯해 거제 곳곳은 거의 '석산 백화점'이라고 할 만큼 많은 석산이 개발되고 있었다. 시군 통합 전 거제군과 장승포시가 각기 허가를 남발하면서 벌어진 난개발 현장이었다. 발파 소음과 진동으로 소와 돼지가 유산을 하고 마을 도로로 골재를 실어 나르는 대형 트럭이 다니면서 주민 안전이 위협받았으며 마을 하천과 지하수는 심각하게 오염됐다. 어떤 곳은 개발이 끝났는데 대충 나무 몇 그루 심어두고 사업을 종료하려
아스라이 여운 남기던 서늘함을 끝내 밀어버 리고 완연한 봄이 왔다. 생명이 다투듯 깨어나 고,황량했던 대지에는 초록빛이 번졌다.텅 빈 나뭇가지에 소복이 쌓였던 벚꽃이 어느새 지고 잎이 파릇파릇하게 돋았다.아름답다 못해 눈이 부신 4월. 생명이 샘 솟 는 달에 무수한 죽음을 떠올린다. 그저 찬란하 게 빛나는 줄만 알았지 이토록 아픈 계절인 줄 몰랐다.붉은 동백꽃이 땅으로 떨어지듯 스러져간 영 혼을. 시린 바다에 묻혀 피워 보지도 못하고 꺾 여 버린 꽃들을. 무참하게 피 흘리며 민주주의 싹을 틔운 넋들을.설렘과 희망만 품을 것 같은 나
현역은 현재 특정 직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 또는 현재 종사하는 일을 일컫는다. 원래는 현재 군대에서 복무 중인 군인을 의미하였고 현역군인의 준말이 일반화되었다고 한다. 스포츠 쪽에서 쓰이면 현재도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는 뜻이고, 넓은 의미로는 시간이 오래 흘렀지만,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도구, 프로그램 등도 포함해서 일컫는다. 또 다른 말로 현직이라 부르기도 하고 현역과 반대되는 말은 민간인, 전역, 퇴역 혹은 예비역 등이 있다.사회 각계각층 현역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면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안전과 기쁨과 행복을
우리 집 서북 방향에는 소규모 전통시장이 있다. 대략 73보인데 걸어서 48초이며 날일 자 행마로 가도 1분도 걸리지 않을 거리이다. 참기름 파는 가게를 지나 몇 군데의 채소가게를 설렁설렁 지나면 단골 채소가게가 나온다. 겉보기에 여느 채소가게와 별반 다르지 않은데 유난히 사람들이 몰린다. 엊그제 돈 만 원으로 당근 두 개, 오이 세 개, 양배추 한 통을 샀더니 겨우 500원이 남았다. 875원짜리 대파 한 단을 500원에 반 단만 달라고 하니 아주머니가 씩 웃으며 대파 한 뿌리를 봉지에 슬쩍 넣어 주었다. 그러고는 그냥 덤이란다.
"국회의원과 의사, 교수는 영국에서 3D 업종입니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세계 모바일 박람회) 참관을 마치고 BBC를 방문하고자 런던에 도착했을 때 들었던 말이다. 현지 거주 수십 년 교포의 한국 상황과 비교한 조크였지만 실제로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영국 인구는 한국 대비 1.3배이지만 의원 수는 650명(한국 300명)이다. 연봉은 한국 의원 연봉 1억 5700만 원보다 적다. 1인당 국내 총생산(GDP)대비 한국 의원 연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최상위권이다. 자살률이나 노인빈곤율 1위의 나
지난해 언론으로부터 크게 주목을 받았던 김해분성고의 우주항공 동아리인 '에어크래프트'는 2019년 동아리 개설 이후 주제 탐구와 연구 활동, 항공기 및 드론·로켓 제작, 우주 풍선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고 있다.우주 풍선 프로젝트는 기상 측정에 사용하는 기상 관측용 풍선을 이용하여 스티로폼 상자에 카메라, GPS(위치 확인 시스템) 장치, 아두이노 센서 등을 장착해 헬륨 풍선으로 성층권까지 올라가면서 아름다운 지구 모습을 촬영하고, 여러 기상 데이터를 얻는 프로젝트이다. 스티로폼 상자 내부에는 아두이노 메인보드에 다양한 아두이노 전용
2023년 11월 13일 류희림 위원장 체제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뉴스타파 김만배 녹취록' 보도를 인용한 방송사들에 대해 과징금 총 1억 4000만 원을 결정했다. 이러한 과징금 결정대상 심의 6건에 대해 모두 행정소송이 제기된 상태이고 행정법원은 1심 판결 때까지 6건의 과징금 처분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상태이다.과거에도 이처럼 정치적 배경이 의심되는 정치심의 혹은 편파 심의가 있었으며 윤석열 정부에서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논란이 된 정치 심의는 총 4건으로
1997년 3월 4일 함안군 여항면 양촌마을에서 농부 부부가 소로 쟁기질하는 모습입니다.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봄이면 농촌 들녘에서 간간이 볼 수 있는 정겨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트랙터, 관리기 등 농업 기계 발달로 이제는 이벤트 행사 등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특히 고령화 등으로 말미암아 이제는 소를 길들여 쟁기질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끝이 났다.여느 언론사처럼 경남도민일보도 선거기간이면 다들 정신없이 바쁘다. 내가 속한 뉴미디어부도 매일 유세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몇 번의 선거를 겪어본 경험을 주관적 기준으로 말하자면 국회의원선거는 지방선거보다 유권자 관심도가 높고 대통령선거보다 후보자 수가 많아 기자 처지에서 제일 힘들다. 기사에 올라가는 후보자 선거 사진도 크기를 똑같이 맞춰야 할 정도로 손이 많이 간다.2020년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는 유권자가 뽑은 총선보도상 지역일간지·주간지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여러분에게 4월은 어떤 달인가요? 새 학기가 시작하고 슬금슬금 피어오르는 꽃을 넋 놓고 보다 보면, 어느새 중간고사가 시작하는 그런 달이죠. 시를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에서였는지, 어떻게든 여학생을 꾀어보려는 마음에서였는지 저는 고교 시절 문예부에서 활동하며 시를 쓰곤 했습니다. 쉬는 시간 10분을 못 참고 뛰쳐나가 노는 녀석들 탓에 땀 냄새 가득한 남고의 교실에서요. 물론 그중에는 당연히 저도 있었죠. 그때는 몰랐습니다. 영국 시인 T.S.엘리엇이 그의 시 '황무지'에서 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는지, 저항 시인 신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