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하고 있다. 과거와는 완연히 다른 변화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스마트시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과거 1~3차 산업혁명이 분업과 전문화의 시대였다면 4차 산업혁명은 협업과 네트워크의 시대다. 우리 사회가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제대로 맞으려면 그동안 흔들림 없이 견지해온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최근 인간 중심, 사회적 연대, 호혜성, 참여 등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고용 없는 성장과 사회양극화 문제가 공유경제의 개념을 부상시켰다. 공유경제란 물건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함께 이용하는 개념이다. 공유경제와 어울리는 조직형태가 바로 협동조합이다. 왜냐하면 협동조합은 이용자 중심의 경제체제이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협동조합은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되면서 사회경제적 변화의 중심축으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된 4년여 만에 그 수가 1만 개를 넘어섰다는 점은 그 방증이다. 따라서 협동조합도 적극적인 조직 활성화가 필요하다. 조직 활성화는 그 조직에 필요한 리더십이 제대로 자리 잡힐 때 가능하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어울리는 협동조합 리더십은 비움, 배움, 채움, 나눔의 리더십이어야 한다.

첫째, '비우자! 과거의 사고 틀, 방식을 과감히 버리는 것에서 시작하자'는 비움의 리더십이다. 대만에서 가장 큰 레스토랑 체인 가운데 하나인 '와우프라임'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데이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기업가로 평판이 높다. 그의 리더십은 유교의 인본주의와 도교의 무위 철학에 바탕을 둔 사람 중심의 리더십이다. 이는 자신을 멈추게 하고, 타인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자신을 비우는 데서 시작한다.

둘째, 배움의 리더십이다. 이는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마음을 버리고 타인의 의견이나 견해를 받아들이고 배우는 리더십이다. 협동조합의 가치 중 하나인 '공개', 즉 열린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학습조직의 창시자로 알려진 피터 센게 교수는 개방성과 관련해 참여적 개방성과 사색적 개방성으로 구분하였는데, 참여적 개방성은 중요한 이슈에 대하여 솔직하고 정직하게 말하는 규범이고, 사색적 개방성은 자기 생각에 대해 계속하여 의문을 품고 질문할 수 있는 개방성이라고 했다. 이러한 개방성을 강조한 이유는 개방성이 없는 조직 대부분이 깊숙이 뿌리박힌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셋째, 채움의 리더십이다. 채움의 리더십은 격려와 칭찬에서 시작된다. 따뜻한 응원으로 채워진 조직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협동조합이 수직적 조직체계로 향해서는 안 된다. 조직 구성원이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열정과 몰입을 채워야 한다. 몰입(flow)이 아름다운 이유는 조직 구성원을 만개한 꽃(flower)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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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나눔의 리더십이다. 이는 작은 배려와 봉사에서 출발한다. 어쩌면 등산로 주변 쓰레기 줍기 및 환경정화 작업으로도 실현될 수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 사회적 책임과 같은 협동조합의 가치로 나눔의 리더십을 실천할 수 있다. 하버드 대학 진화생물학자 노왁 교수는 나눔은 상호성과 평판 효과를 가져와 세상을 더욱 풍요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다가오는 미래가 아름다운 세상이 되려면 자본주의 결점을 치유하는 협동조합 경제체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해 비움, 배움, 채움, 나눔의 리더십을 제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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