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만에 선박 수주
RG 받아야 최종 성사
창원시·회사 긍정적 전망

1년 5개월 만에 신규 선박 수주에 성공한 STX조선해양이 금융권의 선수금환급보증서(RG) 발급이라는 또 다른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우선 회사 측과 창원시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달 27일 국내 2개 선사와 액체운반선(탱커) 4척(옵션 1척 포함) 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의 수주 재개였다. 계약 선박들은 1만 1200 DW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roduct Oil & Chemical Tanker)이다. 계약대로라면 내년 4분기까지 1∼2개월 간격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전체 계약 규모는 800억 원 전후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11일 관계인집회에서 채권단 동의를 얻고 법원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최종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STX조선은 최소 목표 매출액을 올해 3384억 원, 내년 3921억 원으로 잡았다. 중형 탱커 7∼8척에 해당하는 매출액이다. 이번 계약금액(추정액 800억 원가량)은 올해 목표 매출액의 23.64%에 해당해 그나마 숨통을 틀 만한 정도다.

하지만, 이 계약 이행 여부는 곧바로 금융권의 선수금환급보증(RG)이라는 암초에 부딪힌다. RG 발급은 선박 건조사가 금융권을 통해 보통 본계약 한 달 안에 해야 계약 해지를 당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선주사 양해를 얻어 2개월 안으로 기간을 늘렸다.

RG 발급 가능성을 두고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회사로서는 이번 RG 발급이 희망적이라고 본다. 회사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상황이라 계약 전 채권단에 보고하고 협의를 거쳤다. 또한, 법원 허가가 있어야 계약을 할 수 있는데, 법원도 계약 조건을 보고 허가를 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대선을 눈앞에 둔 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조선업을 두고 워낙 공격을 받아온 터라 (RG 발급에) 워낙 조심스러워해 확답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창원시도 RG 발급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시는 지난달 11일 금융감독원 창원지원을 찾아 안상수 창원시장 이름으로 STX조선 RG 발급에 적극적인 금융지원 요청 건의문을 전달했고,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산업은행 등에도 발송했다.

당시 금감원 창원지원을 찾은 송성재 창원시 경제국장은 "이번 수주는 국적선 수주로 시 건의도 있었던 만큼 RG 발급은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G 발급으로 이번 국내 수주가 건조까지 이어져도 기업회생 중인 STX조선이나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성동조선해양 등 도내 중형조선사로서는 추가 국내 수주 혹은 국외 수주 때 매번 RG 발급 때문에 곤욕을 치러야 한다.

따라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국외 선사가 우리 회사로 발주를 하려 해도 회사 생존 불확실성, RG 발급 불확실성 두 가지를 들며 미룬다. 우리도 적자 수주에 RG 발급해달라는 게 아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수주 관련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주고, 제시된 기준에 적합한 수주라면 RG 발급은 제대로 해줬으면 한다. 새 정부에서는 이걸 꼭 해줬으면 한다"며 제안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