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계약직 신세, 아무런 통보 없이 해약 당하기도
노동자 동의 없이 임금삭감도…인력 대거 물갈이 중

"대통령님, 저희가 고용불안 없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저희 쿠팡맨 대부분은 6개월짜리 비정규직 근로계약에 목숨을 저당 잡혀 어떠한 저항도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화'가 화두로 떠오르고 가운데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일하는 창원 지역 쿠팡맨 강병준 씨가 31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탄원서를 올렸다. 강 씨는 탄원서와 계약해지 명단 등 자료를 지난 30일 국민인수위원회에 제출했다.

강 씨는 탄원서에서 "비록 6개월 비정규직 계약직이지만 고객에게 감동과 기쁨을 전달한다는 마음으로 서비스를 해왔었다"며 "그러한 고객님들 응원에 힘입어 저희 쿠팡맨과 회사는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강 씨는 "하지만 지난 3월 쿠팡 창원1캠프에서 가장 일 잘하고 배송실적이 1등이었던 동료가 아무런 언질 없이 계약해지 통보를 받고 출근을 못하게 됐다"며 "그는 계약이 연장될 것으로 알고 출근을 했는데, 쿠팡은 잔인하게도 동료들과 작별의 시간도 주지 않고 계약해지를 해버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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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맨 자료 이미지.

강씨는 또 "이러한 사태는 창원1캠프뿐만 아니라 쿠팡 전국 캠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었고, 2월부터 4월까지 216명(전체 쿠팡맨 9.7%, 평균 근속 약 10개월)이 계약해지를 이유로 쫓겨났다"며 "또한 쿠팡은 직원들에게 4월부터 '근로자 과반의 동의' 없이 임금삭감을 단행해 많은 쿠팡맨들을 스스로 직장을 떠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현재 비정규직 제도 맹점을 활용해 인력감축을 넘어서 인력 물갈이를 하고 있다"며 "두 달 사이에 전체 쿠팡맨 10% 해당하는 216명 직원을 계약 해지하더니 지금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신규채용에 목을 매달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씨는 "절박한 상황에 부닥쳐있는 동료가 회사 탄압에도 어렵게 서명을 해 준 탄원서"라며 "저희들 탄원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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