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보건소 시민 대상 교육 '심폐소생술·자동심장충격기'
환자 의식과 호흡 확인, 특정인 지목 신고 요청
손바닥 두툼한 부위로 가슴뼈 아래쪽 가운데 5㎝ 깊이 수직으로 압박
1분에 100~120회 속도
영아는 손가락 2~3개로

4분의 기적. 심폐소생술을 이르는 말이다.

뇌에 4분 이상 산소 공급이 되지 않으면 뇌 세포가 죽기 시작하고, 6분 이상이면 뇌손상이 확실하며, 10분 이상 지체하면 심각한 뇌손상이나 뇌사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심장이 정지된 환자가 있을 때 최초 목격자의 심폐소생술 처치 여부가 아주 중요하다.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막상 이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축제 등 행사장에 가면 지역 소방서가 설치한 심폐소생술 교육 부스가 있지만, 들어가서 실습하기는 왠지 멋쩍다. 학교나 일부 직장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하기도 하지만, 일반인이 배울 기회는 많지 않다.

이에 창원보건소는 초등학생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및 자동심장 충격기 교육'을 지난 6월에 이어 7월 26일 개최했다.

창원보건소가 마련한 '심폐소생술 및 자동심장충격기 교육'에 참가한 시민들이 교육용 마네킹을 이용한 가슴 압박 체험 실습을 하고 있다.

보건소 측은 이후 월 1회가량 일반인 대상 교육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혜진 창원보건소 심폐소생술 강사가 진행한 이날 교육에는 창원시 봉림청소년수련관 방과 후 아카데미 학생 18명 등 시민 50여 명이 참석했다.

최연소 참가자는 초등학교 1학년 김초원 양. 함께 온 어머니 송선아 씨는 "아이가 아직 어려서 한번 보고 알 수가 없을 테지만, 자꾸 경험하다 보면 공부보다 더 나을 것이라 생각해서 같이 왔다"고 말했다.

봉림청소년수련관 학생들을 인솔해 온 서정효 씨는 "중학교 1~2학년 학생들과 함께 왔다. 심폐소생술이 아이들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라 여겨 참여하게 됐다"며 "이외에도 위생교육, 숲 캠프, 과학 캠프 등 아이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은 △응급상황 시 행동요령 △심폐소생술 중요성 및 적응 사례 △심폐소생술 단계 및 자동심장 충격기 사용법 △교육용 마네킹을 이용한 가슴 압박 체험 실습 등으로 90분간 진행됐다.

예절 등 노인교육 강사로 일한다는 70대 강경민 씨는 "어르신들이 쓰러지면 주위 사람들이 당황하더라. 그래서 교육을 받으러 왔다. 강사를 하고 있어서 꼭 필요할 듯하다"며 "교육을 받고 나니 뿌듯하다. 긴급 상황에서 내가 사람을 살릴 수 있겠다는 힘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강사는 강의 후 "교육을 한 번 받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많이 나누고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베개로 실습 보여주기, 그리고 행사장에 가서 심폐소생술 체험 부스가 있으면 무조건 가서 연습하기, 이 2가지 숙제를 꼭 하라"고 강조했다.

◇심폐소생술 요령

심폐소생술과 관련, 사람을 살리는 '소생의 사슬'이라는 것이 있다.

확인, 119 신고, 심폐소생술, 자동심장 충격기, 전문적인 병원 치료이다. 이 다섯 가지가 잘돼야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환자를 발견하면 먼저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강사는 "일반인이 맥박을 짚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오류 위험이 있다. 의식과 호흡을 확인하라"고 충고했다.

의식을 확인할 때 뺨을 치는 것은 좋지 않다. 심장이 멈춰 쓰러질 때는 무방비 상태이므로 머리나 목을 다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머리와 목이 흔들리지 않도록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의식을 확인해야 한다.

심정지가 의심되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119 신고나 자동심장 충격기를 가져와 달라고 주위 사람에게 요청할 때는 특정인을 직접 가리키며 말하는 것이 좋다.

특정인을 지정하지 않으면 주위 사람들이 당황하고 주춤거리며 자칫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우려가 있으므로 "아무나 신고 좀 해 주세요"보다는 "거기 파란색 줄무늬 셔츠 입은 학생, 119에 신고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혜진(왼쪽) 창원보건소 심폐소생술 강사가 자동심장충격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직접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심폐소생술 방법을 알지 못하더라도, 119 응급의료 전화 상담원이 방법을 안내해 주므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심폐소생술 강의를 할 때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손꿈치'. 손꿈치는 손목과 손의 경계선 바로 윗부분, 즉 손바닥의 두툼한 부위를 일컫는다. 심폐소생술은 손바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손꿈치로 한다.

가슴뼈의 아래쪽 2분의 1 지점에 손꿈치를 놓고, 그 위에 다른 손을 포갠 뒤 손가락은 깍지 껴서 환자 가슴에는 손꿈치만 닿도록 한다. 손가락은 위로 올리는 것이 좋다.

팔꿈치를 곧게 펴 어깨와 팔꿈치, 손꿈치가 수직이 되게 한다. 팔이 비스듬하면 심장을 제대로 압박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슴은 5㎝ 깊이로 수직으로 누른다. 1분에 100~120회 속도로 누른다.

심폐소생술과 같이 떠올리는 것이 인공호흡이다. 그런데 일반인에게 위급한 상황에서 인공호흡을 하라고 권하지는 않는다.

이 강사는 "일반인들이 심폐소생술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인공호흡 때문이다. 또 연구 결과 가슴 압박만 해도 비슷한 효과가 있어 충분히 도움될 수 있다고 한다. 인공호흡을 같이할 때는 심폐소생술을 30번 한 후 인공호흡을 2회 하지만, 심폐소생술만 할 때는 쉼 없이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 예외적인 상황이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의 경우 무조건 인공호흡을 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은 언제까지 해야 할까. 환자가 자가 호흡을 할 때까지, 혹은 구급요원이 도착할 때까지 주위 사람과 교대로 계속 해야 한다.

돌이 되지 않은 영아는 손꿈치 대신 손가락 2~3개로 젖꼭지 사이의 정중앙 바로 아래를 압박한다. 3~4살 아이는 한 손만 사용해 심폐소생술을 하고, 8세 이상 아이에게는 두 손을 사용한다.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

자동심장 충격기, 자동제세동기 또는 AED라고 한다. 심장에 전기충격을 줘서 심정지를 치료하는 의료기기이다.

심정지 환자에게 붙여 환자의 심장 상태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필요에 따라 전기충격을 줘서 심장을 다시 뛰게 한다.

자동심장 충격기는 주로 공공장소나 아파트, 공중전화 등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비치돼 있다.

자동심장 충격기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전원을 켜면 사용자가 따라할 수 있도록 안내 음성이 나온다.

먼저 환자 가슴에 패드를 붙여야 한다. 패드를 붙일 위치가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하나는 오른쪽 빗장뼈(쇄골) 아래, 다른 하나는 왼쪽 젖꼭지 아래에 붙인다. 이때는 가슴 압박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패드에 커넥터를 연결하면 환자 상태 분석을 하는데, 이때 '접촉 금지'라는 안내 음성이 나온다. 가슴 압박을 하는 사람은 물론, 주위 사람들도 환자에게서 떨어져야 한다.

분석이 끝나면 제세동을 위해 자동으로 충전이 되는데 이때는 가슴 압박을 계속 해야 한다.

그다음 '충격 버튼을 누르라'는 안내가 나오면 환자에게서 떨어져 접촉한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제세동 버튼을 눌러야 한다.

심장 충격기가 재작동 하려면 2분이 걸리는데, 그동안은 가슴 압박을 계속 해야 한다.

영유아는 가슴 앞쪽에 패드를 2개 붙이려면 겹쳐지기 때문에 앞쪽 가운데 하나, 등 뒤에 하나 붙인다.

이 강사는 "현장은 사람들이 당황하고 소란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신고를 부탁할 때와 자동심장 충격기에서 '접촉 금지'라는 말이 나올 때는 큰 소리로 주위에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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