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익 8880억 원 3년 만에 흑자 전환 성공
수주 '저조' 잔고 16조 원…삼성중도 11조대 그쳐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간 국내 조선·해양업체 중 수주량(GT 기준) 점유율은 14.6%로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에도 밀린 국내 4위를 기록했다. 저조한 수주 실적으로 수주 잔고도 올해 1월 초와 비교해 4분의 3 수준으로 줄었다. 신규 일감 확보는 더디고 기존 일감은 급격히 준다는 얘기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14일 공시한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기간 연결재무제표상 매출액은 6조 1880억 원, 영업이익 8880억 원, 당기순이익 1조 4882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2015년 상반기 영업실적이 매출 7조 8696억 원, 영업이익 -1조 2280억 원, 당기순이익 -1조 419억 원, 지난해 상반기 매출 7조 1143억 원, 영업이익 -1984억 원, 당기순이익 -9607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상반기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났다.

상반기 수익성 향상을 두고 대우조선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이 줄고 해양플랜트를 중심으로 반영했던 지연손해금(LD) 관련 충당금이 인도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줄어들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최악의 수주절벽을 겪은 지난해보다는 덜하지만 수주 회복이 여전히 더딘 점이다. 대우조선의 올 상반기 수주량은 102만 5000GT(점유율 14.6%)로 현대중공업 204만 1000GT(29%), 삼성중공업 150만 5000GT(21.4%), 현대삼호중공업 147만 9000GT(21%)에 이어 국내 조선·해양업체 중 점유율 4위였다. 비록 올해 상반기에도 못 미친 99만GT였지만 지난해 대우조선 전체 수주량은 점유율 23.7%로 현대중공업에 이어 국내 업계 2위였다.

기대보다는 더딘 세계 조선·해양 경기 회복세와 다른 경쟁사에 못 미치는 수주량 탓에 올해 1월 1일 22조 310억 원이던 대우조선 수주 잔고는 16조 1028억 원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대규모 영업손실 주범이던 해양플랜트 인도가 늘어 전체 수주 잔고 중 해양·특수선 비율이 38.46%로 줄고, 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은 상선(조선) 부문 수주 잔고가 61.45%라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에서도 상선이 57.53%, 해양·특수선이 38.44%를 각각 차지하며 해양플랜트 비중이 갈수록 줄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선주들 휴가가 끝나는 9월부터 얼마나 수주를 하느냐가 올해 영업실적을 좌우할 것"이라며 "올해 초 계획한 28억 달러 수주를 목표로 남은 기간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 적자를 낸 삼성중공업도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14일 공시한 올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 기간 매출액 4조 7366억 원에 영업이익 480억 원, 당기순이익 81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5조 2508억 원, 영업이익 -2776억 원, 당기순이익 -1964억 원으로 적자였다. 사업 부문별로는 조선해양 부문 매출이 4조 7050억 원으로 올 상반기 전체 매출의 99.3%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말 삼성중공업 수주 잔고는 11조 8238억 원(조선해양 부문 11조 7465억 원)으로 수주 확대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이 현재 수주 잔고(16조 1028억 원)에서 추가 수주가 없으면 2019년 상반기부터 공정별로 일감이 없어지기 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생산설비 규모·생산 능력이 비슷하지만 수주 잔고가 4조 3500여억 원이 적은 삼성중공업은 일감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 대우조선보다 더 빠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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