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화 돕는 '담즙'배출 못해 발생, 복부 초음파로 담석 발견
주기적 경과 관찰·통증 땐 내시경시술…근본치료 '담낭 절제술'

몸속에 생기는 돌, 바로 결석이다. 돌은 요로 등 우리 몸 곳곳에 생길 수 있다. 그중 담낭에 생긴 것이 담석이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자신도 모르게 병을 키우게 되는 담석증. 창원시 마산합포구 MH연세병원 외과 이두인 과장의 도움말로 담석증에 대해 알아본다.

◇담낭과 담즙

줏대가 없는 사람에게 '쓸개가 빠졌다' '쓸개가 없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쓸개는 바로 담낭을 말한다. 간 아래쪽에 있고, 길이는 7~10㎝, 너비는 3㎝ 정도 된다.

간에서 분비되는 담즙(쓸개즙)을 인체에서 필요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농축하는 주머니로, 담즙은 지방 소화를 돕는다. 술을 많이 마시고 속이 좋지 않아 토하다가 더 이상 토할 게 없을 때 신물이 올라오는데, 이것이 바로 담즙이다.

담즙은 하루에 약 500~1200㎖ 생성되는데, 물, 콜레스테롤, 지방, 담즙산염, 단백질, 빌리루빈 등을 포함한다. 빌리루빈은 적혈구에 포함된 헤모글로빈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노폐물의 일종이다.

담즙에 콜레스테롤, 담즙산염이나 빌리루빈이 너무 많이 포함되면, 그것이 단단해져 담석이 될 수 있다.

화학적 성분에 따라 담석은 굳어진 콜레스테롤로부터 만들어지는 콜레스테롤 담석과 빌리루빈으로부터 만들어지는 색소성 담석으로 나뉜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담즙이 너무 많은 콜레스테롤을 포함하거나 담즙산염이 충분하지 않을 때, 담낭이 담즙을 충분히 배출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색소성 담석의 원인 역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 과장은 "중년층이 많이 걱정하는 게 콜레스테롤 수치와 지방이 많아 담석이 잘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진료실에서 보면 색소성 담석이 더 많다. 색소성 담석은 맵고 짠 음식, 불규칙한 식습관이 연관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담석은 위치에 따라 담낭 담석과 담도 담석으로 나뉜다.

담석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성별, 가족력, 체중, 식이, 나이, 민족, 콜레스테롤 감소 약물, 당뇨 등이 꼽힌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고, 과체중 상태도 담석증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 또 젊은층보다 60세 이상에서 더 잘 생기고, 콜레스테롤 감소 약물은 담즙으로 분비되는 콜레스테롤 양을 증가시켜 담석증 위험을 높인다.

MH연세병원 외과 이두인 과장. /이원정 기자

◇증상

담석이 있어도 70~80%는 증상이 없다. 가장 흔한 증상은 우측 위 복부와 명치 통증이다. 그 외 소화불량, 식욕부진, 구토, 황달, 발열까지 증상이 다양하다.

이 과장은 "요즘은 건강 검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복부 초음파 검사를 많이 해 증상이 없어도 담석을 발견하고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개 담석이 담관을 막아 담낭이 부어오르면서 통증이 생기고, 담석이 막힌 채 계속 지내게 되면 통증은 물론 세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통증을 느껴 병원 응급실로 올 때는 급성 염증과 만성 염증인 경우가 있고, 각각 결석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가 있다.

이 과장은 "보통 급성 염증으로 병원에 많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만성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 그만큼 담낭에 염증이 있어도 평소에 아무런 증상 없이 지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조금 불편함을 느껴도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이 과장은 "담석으로 인해 담낭에 저장된 담즙과 찌꺼기 등이 담도를 통해 내려가지 못하고 막혀 염증이 생기고, 담낭 벽이 두꺼워진다. 평소 이런 문제로 간헐적으로 증상이 있어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를 반복하다가 담낭 벽이 많이 두꺼워지고 만성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돌 없이 찌꺼기만으로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심하면 담낭 괴사가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

담석이 있어도 증상이 없으면 대부분 치료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경과 관찰만 하게 된다. 하지만 통증과 같은 증상이 있어 병원에 왔다면 제거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요즘은 개복 수술보다는 거의 복강경, 즉 내시경으로 시술이 이루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부분의 경우 담낭 절제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로결석은 결석만 제거하면 된다. 하지만 담석은 다르다고 했다.

이 과장은 "담관에 있는 돌을 내시경으로 빼고 나면 슬슬 괜찮아지니까 담낭 절제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그렇지 않다. 담석으로 시술할 때는 담낭 절제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간에서 담석이 만들어져서 담낭이나 담관으로 내려오기도 하지만, 대부분 담석이 생기는 곳은 담낭이다. 따라서 결석을 제거해도 담낭이 그대로 있으면 결석이 생겨 담관을 막고 담낭염이 반복돼 계속 제거를 해야 한다. 결국 담낭이 썩거나 구멍이 생기고(천공) 터지기도 한다는 것.

그렇다면 담낭이 없어지면, 즉 쓸개가 없어지면 살아가는 데 지장은 없을까.

이에 대해 이 과장은 "담낭은 없어도 살 수 있는 장기"라고 말했다.

담낭이 제거되면 간에서 배출된 담즙은 담관을 통해 직접 소장으로 내려간다.

이 과장은 "담석증으로 시술하는 사람 중에는 이미 담낭에서 담즙 배출이 잘 안 되는 사람이 많다. 담낭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간에서 담즙이 만들어져서 담관으로 바로 내려오는 데 적응이 많이 돼 있다. 간혹 2~3주 무르고 잦은 배변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러한 환자는 얼마 되지 않고, 일시적이다"고 설명했다.

무증상 결석이라도 시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크기가 3㎝ 이상으로 큰 담석일 때, 용종(폴립)이 같이 있는 경우 등의 환자는 제거해야 한다.

이 과장은 "큰 결석은 그대로 두면 30~40%는 석회화되고, 이는 3분의 1에서 담도암으로 발전한다. 따라서 보통 2~3㎝ 이상의 큰 결석은 담낭 절제술이 권장된다"고 밝혔다.

요로결석은 자연배출이 되기도 하는데, 담낭 결석은 어떨까.

이 과장은 "담낭의 돌이나 찌꺼기는 요로결석처럼 저절로 배출돼 없어지지 않는다. 반복적으로 염증을 만들어 만성화되고 썩을 우려가 있으므로 통증을 유발했거나 담낭염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킨 담석증은 담낭 절제가 근본적 치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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