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주최 '2017 뮤직 인 창원'
나들이 겸해 3600여 명 발길
경쾌한 선율·열정 담은 연주
관객 '함께 노래·들썩'몰입

바다에는 파도가, 뭍에는 인파가 쳤다. 지난 23일 창원 돝섬 잔디광장 모습이다.

이날 돝섬에서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2017 뮤직 인 창원'이 열렸다.

공연을 보려는 관객으로 오전부터 창원연안크루즈터미널이 북적였다. 배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선 모습은 장관이었다. 화창한 날씨 덕에 이날 3600여 명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돝섬을 찾았다.

햇볕은 따가웠지만, 무대 앞에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관객이 모였다. 그늘을 찾아 담소를 즐기거나 낮잠을 자는 관객도 눈길을 끌었다.

잔디광장 양쪽으로 마련한 체험 행사장은 어린이 관객 주무대였다. 이들은 몸 곳곳에 보디 페인팅을 잔뜩 한 채 굴렁쇠를 굴리며 잔디밭을 뛰어다녔다.

오후 1시 이날 주행사인 공연의 시작. 1부 무대는 곰치가 열었다. 8년차 지역 인디밴드는 경쾌한 선율로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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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민일보와 창원시가 함께한 '2017 뮤직 인 창원'이 23일 창원시 마산 돝섬 잔디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 김구연 기자

싱어송라이터 최준혁은 바다를 배경으로 잔잔한 기타 반주를 곁들여 애잔한 감성을 노래했다.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지욱은 흡인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공연을 보는 한 관객 입에서 "기타 두 대로 연주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수요일밴드는 중독성 있는 가사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관객은 이들과 하나 되어 노래를 따라불렀다.

밴드 에이트레인은 선선한 바닷바람처럼 팝 재즈로 관객 마음을 다독였다.

2부 공연 시작을 알린 트레바리는 힘있는 무대를 선사했다. 공연에 앞선 인터뷰에서 트레바리는 베이스가 빠진 상태여서 카피 곡으로 무대를 채우는 데 양해를 구한 바 있다. 이날 트레바리는 억울한 심정과 미안함을 풀어내려고 열정을 모두 쏟아냈다.

이어서 밴드 엉클밥 차례. 노련함이 돋보인 엉클밥은 사방으로 퍼진 관객 시선을 무대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엉클밥이 쏟아내는 리듬에 연방 어깨를 들썩이는 관객이 눈에 띄었다.

1983년 돼지띠 동갑내기 3인이 뭉친 밴드 1983은 신나는 로큰롤 무대를 선보였다.

끈적이는 컨트리 블루스 가수 김태춘 목소리와 농도 짙은 밴드(라쿠카라차) 연주는 관객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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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참가자들이 돝섬에 입장하고 있다. / 김구연 기자

이들이 전한 마산을 노래한 곡 '내 고향 남쪽바다' 가사에는 '돝섬' '만초(창동예술촌 술집)' 등 익숙한 단어가 섞여있어 정감을 더했다.

해가 뉘엿뉘엿 지면서 행사의 끝이 다가왔다. 마지막 무대를 맡은 파라솔이 등장했다. 나른한 지윤해(베이스·보컬) 목소리와 티 없이 깨끗한 김나은(기타·보컬) 목소리가 한데 어울리며 돝섬과 마산만이라는 공간에 녹아들었다.

관객 박지선(27) 씨는 "첫 행사임에도 동선이 잘 잡혀 있어서 혼잡하지 않아 좋았다"며 "엉클밥 공연이 가장 좋았다. 이들 공연에 관객이 꽤 집중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은지(29) 씨는 "잔디광장에 의자 대신 돗자리를 깔고 공연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며 "인디 음악에 관심 있는 관객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돝섬' '뮤직인창원' '뮤직인창원2017' 등을 관련 단어로 이날 행사 분위기를 전하는 게시물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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