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방위산업체 밀집해 북핵 문제 '민감'
여야 각 당·출마 예정자 평가도 거론될 듯

장장 열흘에 달하는 추석 연휴 동안 도민 밥상에 오를 정치 이슈는 어떤 게 있을까.

◇북핵 안보 주 메뉴 될 듯 =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가속화한 북-미 갈등 고조는 현재 정전 상태인 한반도에 다시 전쟁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보 이슈는 국민 정치 성향에 따라 극명한 대립과 갈등을 낳는 주요인이다. 현재 여야 5당은 북한 핵과 거듭되는 미사일 발사 실험 관련 문재인 정부 대응에 '따로 또 같은' 시선을 던지고 있다. 청와대가 추석 전 서둘러 여야 영수회담을 마련한 이유도 이 같은 전 국민적 불안과 국론 분열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영수회담 성사는 국민에게 드리는 추석 선물이 될 것"이라며 여야 5당 대표 전원 참석을 독려한 것도 그 시급성을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으로부터 "안보 상황에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는 합의를 이끌어 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대구·경북과 경남·부산에서 세가 강한 한국당이 '미국에 전술핵 배치 요구'를 내세우며 독자 노선을 걷는데 따른 이들 지역 민심 흔들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과 비교적 거리가 먼 경남은 안보 이슈에 민감성이 덜하다고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창원과 거제, 사천에는 육·해·공을 망라하는 방위산업체가 밀집해 있다. 진해에는 해군사관학교, 미 군사고문단도 자리하고 있다. 전쟁이 발발하면 개전과 동시에 북 전략 무기가 주한 미군부대와 방위산업체가 밀집한 동남해안권을 타격하리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이들 방위산업체에 도민 다수가 종사하는 만큼 현재 안보 위기는 지역 정서에도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지역 특수성 속에 문재인 정부의 초당적인 북핵-안보 위기 대응이 지역 민심을 아우를지, 홍준표 대표를 중심으로 한 안보 불안 프레임이 추석을 지나면서 지역에 더욱 강화될지 관심을 끈다.

◇지방선거 앞, 각 당 민심 잡기 = 지방선거를 8개월여 앞두고 맞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여야 각 당을 향한 도민의 평가도 주목된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 체제 출범 이후 사실상 여당 도시가 된 경남이다. 하지만 국회의원 16석 중 12석, 도의원 55석 중 47석을 보유한 한국당의 견제가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전부터 경남도와 당정협의회, 예산정책협의회를 잇달아 열며 지역 발전에 공을 들이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한국당은 사회간접자본(SOC) 조성 사업 축소를 부각하며 '예산 홀대론'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당은 아울러 한 대행, 여당과 시민사회의 편향적 행보 비판을 통한 지지세 결집도 꾀하고 있다.

추석 연휴는 각 당이 펼쳐 온 여론전에 대한 민심 평가의 장으로 기능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내 고향 발전 누가 이끌까 = 지역별 내년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를 향한 인물평도 빼놓을 수 없는 추석 밥상 정치 메뉴가 아닐 수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조규일 전 경남도 서부부지사, 강석우 전 국회부의장 비서실장이 각각 진주·통영시장 출마 선언을 한 것도 지역 내 입소문 확산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경남도지사 후보군만 봐도 경선부터 치열할 선거 양상을 잘 보여준다. 홍준표 전 지사 사퇴로 무주공산이 된 만큼 역대 어느 때보다 거론되는 후보가 많다.

민주당은 김경수 의원을 비롯해 공민배 전 창원시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국당은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5선 이주영 의원을 비롯해 윤영석·박완수·윤한홍 의원 등이 출마 후보로 거론된다. 김영선 전 의원, 김태호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김학송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 안홍준 전 의원 등도 출마를 선언하거나 저울질 중이다. 국민의당은 강학도 도당 위원장과 홍순경 전 도의원, 바른정당은 신성범 경남도당 위원장과 조해진 전 의원, 정의당은 현 도의원인 여영국 도당 위원장이 후보군에 거론된다.

무소속에는 강기갑 전 의원, 강병기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고영진 전 교육감, 권민호 거제시장 이름이 오르내린다.

지난 대선 이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도내 민주당 지지율은 다소 꺾였지만 과거보다 훨씬 높다. 한국당은 대선 이후 지지율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어느 쪽도 대세를 장담할 수 없는 안갯속 정치 시계(視界) 속에 맞이하게 될 이번 추석 정치 밥상은 도내 각 정당과 도민 모두에게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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