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노인인력개발원-사회복지모금회 협업
노인 일자리 창출·사천 바닷가 환경 개선 동시에

아주 독특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사천에서 펼쳐지고 있다.

농어촌지역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 일자리가 환경오염을 막고 쾌적한 해안 환경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시작한 사천지역 바닷가 쓰레기를 거둬들이는 '바다사랑 지킴이' 사업은 여러 방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업무협약 3자 손잡다 = 이 사업은 올 9월 20일 한국남동발전(주)과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농어민과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사업(KOEN 드림 잡(job) 프로젝트)'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자 업무협약을 한 것으로 시작한다.

이 업무 협약식에는 장재원 한국남동발전 사장, 최성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한철수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직접 참여할 정도로 3자 모두 이 사업에 관심이 많다.

이 업무협약 주요 내용은 석탄화력과 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본사를 진주혁신도시에 둔 남동발전이 사업 운영비를 지원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사천 바다사랑 지킴이' 사업과 실버카페 운영을 맡고,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주지역 로컬 푸드 유통판매 사업을 맡기로 했다.

'사천 바다사랑 지킴이' 참가자들이 바닷가에서 쓰레기 수거 활동을 하는 모습.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울경본부

남동발전은 기존 기업들이 사회복지단체나 저소득층 등에 기부금이나 기부물품을 전달하던 소극적인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서 벗어나 'KOEN 드림 잡 프로젝트'(2022년까지 전체 사업비 29억 원·노인 일자리 창출 150명)를 계획해 지역사회에 실제 필요한 '노인 복지 + 일자리 창출'로 눈을 돌렸다. 또한, 한 해 1∼2차례에 그치는 일회성 사업이 아닌 올해부터 6년간 사업을 이어간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사천 바다사랑 지킴이' 사업은 = 'KOEN 드림 잡 프로젝트' 첫 단추가 바로 사천지역 '바다사랑 지킴이' 사업이다. 이 사업은 '드림 잡 프로젝트' 세 가지 중 아이디어가 가장 참신하다.

사천시에는 남동발전이 운영하는 삼천포화력발전소가 있어 기업과 지역사회가 공생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 사업은 해안과 맞닿은 지역인 용현·곤양·사남·서포면, 동서·선구·동서금·향촌·벌용·남용동 등 10개 면·동에서 만 60∼65살 노인(거주자 대상)을 5명씩 선발해 해안 쓰레기 수거와 청소를 하도록 한다.

참가자는 월 56시간, 주 3∼4회, 하루 4시간씩 수거 활동을 하면서 월 50만 4000원을 월급으로 받는다. 복지성 노인 일자리 임금치고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사천시-한국남동발전(주)-한국노인인력개발원-(사)대한노인회 사천시지회가 참여한 '바다사랑 지킴이단' 발대식 모습. /사천시

이 사업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정부 영역이 아닌 공기업이 주도한다는 독특함도 있다.

노인 인력으로 공공재 성격인 환경 분야의 사회서비스를 확충함으로써 쾌적한 해안 환경을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 '관광 사천'을 내세우는 사천시정과도 맞아떨어진다.

사업 주체별 역할도 확실히 나눴다. 남동발전은 △사업비 지원 △사업 홍보 △사업 최종 확인을,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사업비 위탁 운영 △사업 지원과 기부금 처리 △수행 종합 관리 △사업추진 결과 보고를, 사천시는 △행정지원 △수행기관 지원 등을 맡아 한다.

여기에 사업수행기관인 대한노인회 사천시지회는 운영을 총괄하고 참여자 모집과 선발·교육·배치, 쓰레기 수거와 처리 등 실무 역할을 담당한다.

'사천 바다사랑 지킴이' 참가자들이 바닷가에서 쓰레기 수거 활동을 하는 모습.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울경본부

지난 2일부터 면·동(사업장)별 현장팀장 10명과 참여 노인 40명이 쓰레기 수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난 23일에는 사천시청에서 송도근 시장 등이 참석한 '바다사랑 지킴이단' 발대식을 하며 활동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사업 첫해인 올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 남동발전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각각 사업비 5000만 원을 지원하고, 내년부터 2022년까지 남동발전이 사업비 전액을 댄다.

2022년까지 전체 사업비 12억 원을 들여 110명의 노인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이 사업을 기획하고 관리를 맡은 김영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산울산경남본부 차장은 "기존 기업 사회공헌활동과는 개념이 다르다. 공기업이 노인 일자리 창출과 해안 환경 정화라는 두 가지 공익 추구를 지원함으로써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형태다"며 "준정부기관인 우리 기관도 민간과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을 맺는다는 점에서 이 사업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울경본부와 공동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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