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좀 아는 사람들은 K리그 1부인 클래식과 2부 챌린지 차이는 딱 0.5초 차라는 말을 한다. 그게 개인기일 수도 있고, 조직력일 수도 있지만 챌린지 경기는 딱 0.5초 클래식 경기보다 늦다는 말이다.

'템포'라고도 말한다. 트래핑하고 슛하기까지, 날아오는 공에 머리를 갖다 대기까지, 자리를 차지하고자 몸을 움직이기까지 0.5초 빠른 데서 경기력은 크게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경남FC가 올 시즌 승승장구 끝에 챌린지 우승을 차지했고, 클래식으로 직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런데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년 시즌이 암울하다는 생각을 한다.

내년 클래식에서 뛸 12팀 중 경남을 제외하곤 모두 올해 클래식에서 뛴 팀이다. 모두 그 0.5초 빠른 경기를 최소한 1년 이상은 경험한 팀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팀을 크게 손볼 일도 없다. 감독-코치-선수는 물론이고 프런트까지도 이미 꽉 짜여 있어 조직력도 잘 갖춰져 있다.

팀을 리빌딩해야 하는 경남은 감독 계약에서부터 발 빠른 움직임은커녕 늘어질 대로 늘어져 지난 11일에야 겨우 계약을 맺었다. 그러니 코치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고 있다. 선수도 꼭 필요한 선수 몇 명은 물색해두고 있지만 계약은 언제 될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

내년 1월 7일부터 4주간 태국 전지훈련을 갈 계획이지만 아직도 누가 전훈에 참여할지도 모르는데 내년 상위권 성적은 언감생심이다.

현재 39명인 선수단 중 적어도 10명 이상 교체될 것으로 보이는데, 언제 손발을 맞춰서 그 '0.5초'를 극복할 수 있을까.

물론 지금까지 진행이 늦은 게 구단이나 프런트, 코칭스태프 잘못만은 아니다. 예산이 확정되지 않다 보니 지연된 부분이 크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대로라면 내년 시즌 상위스플릿(6위 이내)은 꿈도 못 꾼다는 점이다. 다시 탈락 될 것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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