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시장 "보수와의 단절" 지역 당원들 싸늘한 시선
"당 정체성 흔들려" 지적 9일 도당 심사위서 판단

권민호 거제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신청하면서 거제 지역 정가에서는 다시 논란이 증폭하고 있다.

권 시장은 3일 오전 입당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입당선언문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제 입당원서 제출은 문재인 정부 성공을 이끌어내고 지금까지 쌓아왔던 문 대통령과의 인연·신뢰를 현실화하기 위한 정치적 실천"이라고 밝혔다.

또 권 시장은 "문재인 정부 탄생 과정은 대한민국 국민 스스로 참여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저 또한 그 과정에서 비상식과 불합리로 점철됐던 지난 정부와 그 정권을 떠받치고 있던 세력들과 단절을 결심하고 선언했다"며 자유한국당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거제시장 입당반대 당원모임이 지난해 말까지 거제시청 앞에서 진행한 1인 시위 모습. /민주당 권민호 거제시장 입당반대 당원모임

그러면서 "이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나가고, 문재인 정부가 그 역할을 더 공고히 하는 데 기반이 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저 또한 민주당 당원 일원으로 주어지는 역할과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도지사 출마의 뜻도 간접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권 시장 입당에 대해 거제지역 민주당 당원 반응은 싸늘하다. 지역 당원들은 권 시장 입당 반대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줄기차게 권 시장 입당을 반대해 온 거제지역 당원들은 3일 쇄빙LNG선 진수식 참석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찾은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도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날 1인 시위를 진행한 하준명 씨는 "지역 당원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싸움이 될 것"이라며 "지역 당원들이 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권 시장의 과거와 현재를 보면 수구에 가까운 전형적인 보수주의자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당선이 유력해지자 자신을 키워주고 보듬어 준 보수정당을 헌신짝 버리듯 한 사람"이라며 "그가 민주당에 입당하려는 것은 개인의 영달을 위한, 구차하게 정치생명 연장을 위한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시장 입당은 민주당 정체성을 뒤흔들고, 당의 가치와 정신을 훼손하며, 문재인 정부 탄생 근거마저 뒤흔드는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우리 당원 대부분은 권 시장의 입당을 반대한다. 도당에서 신중한 판단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도당은 권 시장이 3일 오전 10시께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도당은 권 시장 입당 원서가 제출된 만큼 14일 이내에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승인 여부를 판단한다. 도당 당원자격심사위는 오는 9일 열릴 예정이다.

민홍철 위원장을 필두로 심사위원 총 7명 중 4명이 참석하면 심사가 가능하다. 당원자격심사위가 승인하면 권 시장은 민주당 당적을 가지게 된다.

한 심사위원은 "지난 회의 때 위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눠 보니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자 민주당행을 어렵게 결정한 인사를 반대할 명분이 별로 없다는 인식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며 "그래도 거제지역 내 반대 여론이 높은 만큼 여러 사정을 모두 고려해 심사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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