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행복 농담 콘퍼런스, 농민 인력 문제 어려움 호소
자재 가격 인하 고민도 나눠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농촌일손' 지원에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냈다. 각 지역 조합장들이 해당 지자체 인건비 지원을 얻어내면, 농협중앙회 또한 이전에 없던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29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경남·부산·울산 농민과 농축협 조합장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민과의 쌍방향 소통 자리인 '2018 농업인 행복 농담(農談)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메인 행사였던 '농업인이 묻고 농협이 답하다'에서는 다양한 얘기가 쏟아졌는데, 구체적인 결과물도 나왔다.

한 농민은 "농산물 가격이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다. 반면 인건비는 두 배 이상 올랐다"며 인력 문제 해소책을 물었다. 이에 농협중앙회 담당 부장은 여러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지만, 기존 인력 지원 사업 확대 등 피부에 와닿는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김병원(왼쪽) 농협중앙회장은 29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농업인이 묻고 농협이 답하다'를 직접 진행하고 있다. /경남농협

이에 류성식 새남해농협 조합장이 발언권을 얻어 "현재 여성 하루 일당이 새참까지 포함하면 10만 원이다"라며 "그런데 우리 같은 경우 남해군·조합이 인건비를 각각 지원하고 있다. 이에 농민들은 군 지원 5만 원, 조합 지원 1만 원을 뺀 나머지 4만 원만 부담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농협중앙회에서도 이러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참석한 농민들은 동의의 박수를 쏟아냈다. 이에 대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공감한 후, "이 자리에서 한 가지 확실히 약속하겠다. 새남부농협과 같이 각 조합장께서 소속 시장·군수들과 담판 지어서 지원비를 끌어내달라. 그러한 곳들은 앞으로 농협중앙회에서도 반드시 지원해 주겠다"고 화답했다. 참석 농업인들은 농협중앙회장의 구체적인 약속에 또 한 번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이 밖에 △농자재 저렴한 공급 체계 마련 △복잡한 유통구조 단순화 △개인 직거래 연결 △동남아 수출 창구 단일화 △자금지원 문턱 낮추기 등의 대책을 주문했다.

농협중앙회는 매해 지역별 임직원 참석 업무보고회를 열어왔는데 수직적 소통에 그친다고 판단, 올해 처음 '농업인 행복농담 콘퍼런스'를 마련하고 있다. 전국 5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는데, 경·부·울 자리는 충청권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됐다.

이날 자리는 농협중앙회 올해 분야별 사업 설명, 특강 등 7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특히 김 회장은 2시간에 걸친 '농업인이 묻고 농협이 답하다'를 직접 진행했다. 형식적인 질의응답에 그치지 않고, 농민들 질문을 적극적으로 끌어내며, 책임자들에게는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농협중앙회 담당 책임자가 "자재 가격이 부담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농민들이 농협 자재를 많이 이용해 준다면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하자, 김 회장은 "알이 먼저일까, 닭이 먼저일까…. 반대로 농협에서 가격을 내려주면 농민들 수요도 늘어나지 않을까"라며 농민 처지를 대변했다. 그러면서 "돌아가서 오는 6월에 자재 가격 인하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보자"고 했다. 한 농업인은 "형식에 그친 것이 아니라 알찬 내용의 자리였던 것 같다"며 흡족함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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