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원씩 3달 연속 기부

이름을 밝히지 않고 돈 봉투만 놓고 떠난 통영 얼굴 없는 천사가 지난해 12월과 1월에 이어 설을 앞두고 또다시 나타났다. 그는 매달 100만 원씩 연속 3회 돈을 두고 떠났다.

돈만 두고 그야말로 '멋지게' 사라져버리면서, 그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 기부자가 네 번째 기부를 할지도 관심사다.

기부자는 현재까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말을 남긴 게 전부다. 40~50대로 보이는 이 남성은 지난해 12월 13일 처음 통영시청으로 전화해 기부 방법을 물은 다음 당일 돈을 두고 떠났다. 당시 기부자는 통영시 주민생활복지과 탁자에 봉투를 놓고는 바로 사라졌다.

그리고 딱 한 달 만인 지난달 13일 그는 다시 통영시청 주민생활복지과에 나타나 5만 원권 100만 원을 두고 사라졌다. 시 직원이 이름을 물었지만 이번에도 그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란 말만 남겼다.

이후 설 일주일 전인 지난 9일 기부자는 또다시 나타났다. 직원이 "차 한 잔 하시고 가라"고 했지만 외면했고, "기부금 영수증이라도 받아가시라"는 말에도 그냥 떠나버렸다. 대신 "어려운 사람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만 되풀이했을 뿐이다. 그는 이번에도 지난 기부와 똑같이 5만 원권 100만 원 봉투를 남겼다.

통영시 주민생활복지과 최광호 계장은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작업복을 입은 그는 그냥 일반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분으로 연말연시가 너무도 따뜻해졌다. 감사하고 감동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부자의 기부금은 사정이 어려운 환우 돌봄사업과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통영시민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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