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항해 이대로 괜찮을까] (상) NC 부진 원인은?
모기업, 신흥 강호 이미지 도취돼 투자에 인색
선수단 총연봉도 최하위 … 순위 꼴찌 '흑역사'

공룡 군단 NC 다이노스가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NC는 2013년 1군 무대에 합류한 이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일궈낸 강팀이다. 하지만 16일 현재 NC는 17승 26패로 리그 꼴찌로 주저앉았다. 성적이 부진하자 NC를 둘러싼 갖가지 문제점도 수면으로 떠올랐다. 소극적인 투자, 리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관중 동원, 멀어진 지역과의 연대 등이 한 예다. NC 항해는 이대로 괜찮을까.

◇부진 원인은 = 올 시즌 NC를 괴롭히는 요인은 많다. 리드오프 박민우 부진이 첫 번째. 박민우는 올 시즌 32경기에서 타율 0.209 1홈런 8타점을 기록 중이다. 신인왕 출신에 지난해까지 3년 연속 3할 타율, 4년 연속 득점권 타율 1위라는 명성이 무색하다. 1번 타자 박민우가 출루하지 못하면서 NC 득점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마운드 붕괴도 NC 부진을 부추겼다. 지난해까지 리그 최강 면모를 자랑하던 NC 불펜은 원종현(14경기 13.1이닝 평균자책점 6.08)·김진성(13경기 10이닝 평균자책점 9.00)·임창민(8경기 7이닝 평균자책점 6.43) 등이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난조를 겪으며 무너졌다. 대부분이 1군과 2군을 오갔고 설상가상 임창민은 오른쪽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불펜 난조는 선발진으로까지 번졌다. 5월 NC 선발은 12경기에서 1승 5패를 거뒀다. 이닝 소화 능력은 리그 최하위(53이닝), 평균자책점은 7.13으로 가장 높다. 특히 외인 투수가 모두 흔들렸다. 베렛은 1군 말소가 될 정도로 부진하고 왕웨이중도 부상에 신음했다. 최근 몇 년간 NC 호성적 바탕이 외국인 투수 활약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부진과 이탈은 NC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주전 포수 빈자리를 확실히 메우지 못했다는 점도 크다. NC는 안방마님이던 김태군이 군 복무로 이탈하자, 3월 정범모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정범모는 팀 합류 직후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으나 성적은 기대 이하다. 정범모 수비율은 0.992로 규정을 소화한 포수 14명 중 9위이고 도루저지율은 25%로 11위에 불과하다. 타율도 0.156에 그치고 있다.

01.jpg

◇독이 된 성공 = NC가 직면한 갖가지 부진 이유는 결국 '소극적인 투자'로 연결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지난 성공이 발단이다.

NC는 지난해 전면적인 리빌딩을 추진했다. 성과는 컸다. 모창민·권희동이 '호부지' 이호준의 은퇴 공백을 메울 자원으로 믿음을 줬고, 장현식·구창모는 앞으로 10년간 선발 마운드를 책임질 투수로 급성장했다.

올해 NC는 지난 성과를 토대로 변화와 투자보다는 지키기를 택했다. 내부 FA 3인방 손시헌·이종욱·지석훈을 잡는 것까진 좋았다. 장현식·구창모·권희동 등 팀 미래에 힘을 싣는 것도 괜찮았다. 그러나 그를 뛰어넘는, 팬 기대에 부응하는 다른 투자는 없었다. 총액 180만 달러에 영입한 제프 맨쉽 자리는 '옵션 제외 30만 달러'인 베렛으로 대체했다. 주전 포수 공백은 개막을 앞두고 부랴부랴 트레이드로 겨우 메웠다. 90만 달러 왕웨이중과 연봉 5500만 원 최준석을 영입한 게 올 시즌 NC 투자 전부다. 올해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선수 총 연봉이 53억 3900만 원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라는 점은 NC의 소극적인 투자를 잘 보여준다.

특히 지난해 모기업인 엔씨소프트 매출이 1조 7587억 원, 영업이익이 5850억 원으로 2016년 대비 각각 79%, 78% 증가한 점을 미뤄보면 과감한 투자가 아쉽다. 여태껏 NC는 '저비용 고효율'로 팀을 다지고 최적의 투자 시기를 찾아 재미를 봤다. 올해 역시 젊은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새롭게 만들고 그 기반 위에 외부 영입을 더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NC가 투자 저울질만 한 사이, 무한 사랑을 보냈던 지역 팬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NC의 소극적인 태도가 비단 구단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