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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려는 마음이 미래 산업을 주도한다"

[참새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서평 〈디지털 놀이터〉
모두 개방된 플랫폼의 시대
소비자 권리 추구 명확해져
소유 아닌 '공유·공감'대세
대가 없는 나눔 문화 확산
수익으론 이웃 돕기 '훈훈'

2018년 06월 05일(화)
시민기자 황원식 webmaster@idomin.com

2004년 내가 처음 미니홈피를 시작하고 1년 정도 되었을 때, 집에만 오면 컴퓨터를 켜고 하루 방문자를 확인하곤 했다. 나는 당시 하루에 보통 1개 이상의 사진이나 글을 올리면서 홈페이지를 업데이트시켰다. 지금 보면 부끄러운 조각 글이었지만 글쓰기를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당시 사람들이 내 홈페이지에 많이 찾아와주면 온종일 기분이 좋았다. 처음 내 홈페이지 방문자가 평균 20명이 넘었을 때 만세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이때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지인('일촌'이라고 불렀다)들이 주로 미니홈피를 방문했으니, 하루 20명의 방문자는 적은 수가 아니었다. 이런 일로 하늘을 날아갈 듯 기분 좋아했던 것 보면 나도 유치하긴 했지만, 아마 지금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본질에서는 당시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 그것이 과거의 미니홈피에서 진화하여 지금의 다양한 SNS가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사람들은 주위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나처럼 글을 블로그에 적을 수도 있고, 자신의 세련된 패션을 SNS에 노출하거나, 백화점에서 산 명품 백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랍스타 먹은 것을 남들에게 자랑할 수도 있다.

김홍탁 지음

물론 그 '관심'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산업자본주의가 주도하던 세상(소유의 시대)에는 이기적이고, 8000만 원짜리 시계를 차고, 비싼 외제차를 타는 차가운 도시 남자들이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 10여 년 전만 해도 '2등은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정복당할 것인가? 정복할 것인가?' 같은 차갑고 서늘한 광고문구가 버젓이 세상에 돌아다니던 시절도 있었다.

만약 요즘 저런 광고가 나왔다면 어땠을까?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하면서 개그맨들이 이 광고를 희화시키고, 비판할 것이다. 그 광고에 대한 비판을 유명한 사람 몇 명만 리트위트하면 10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그 기업을 비난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이 개방된 플랫폼의 시대에는 밀폐된 자본주의 사회에나 먹힐만한 화려한 스펙, 물질적 부유함을 갖춘 사람들이 더는 관심 받기 어려워지게 되었다. 반대로 진정성 있고, 따뜻하고, 이타적인 사람들이 대중들의 사랑을 점점 독차지해 가는 것 같다. 내가 아는 파워블로거, SNS 스타 중에도 사람들에게 매일 아름다운 시를 써주는 시인이나 유용한 정보를 대가 없이 제공하는 착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사람들이 손안에 디지털(스마트폰)을 직접 들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접속의 시대'가 시작되었고, 소비자들의 자기표현과 권리추구가 과거보다 훨씬 더 과감해졌다.

나는 따듯한 마음이 오고 가는 세 부문의 사업이 크게 확대되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의 세상이 소유가 아닌 공유, 이기심이 아닌 공감, 폐쇄가 아닌 바이럴, 일방적 정보전달이 아닌 참여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것은 제러미 리프킨을 비롯한 많은 사회사상가들이 예언한 바와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제러미 리프킨도 〈소유의 종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과거에는 재산을 소유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었지만 접속의 세대는 공유가치, 공감을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세상에서 살아간다.'

이 책은 이렇게 사람들의 따듯한 마음과 이타심이 공유가치를 불러일으키고 앞으로의 산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실제로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 기업들이 상장한 지 몇 년 만에 주식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플랫폼 시대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자신만이 가진 축구·농구 기술, 요리 레시피, 춤 기술, 어려운 디바이스 매뉴얼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치 있는 것들을 다 물질적 대가 없이 나눠주기 시작했다. 이 책에 나오는 기업들도 점점 착한 사업을 하고, 그 수익금 일부로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돕는다든가, 아프리카의 난민을 위해 쓰는 훈훈한 장면이 자주 나온다.

물론 그것이 상업적 마케팅의 일환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한 행동에도 영향을 받는다'라고 했다. 영리적인 기업들도 타인을 돕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영리 부문이 희미해지지 않을까? 나아가 정말 전 인류가 상생하는 세계 평화가 이루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시민기자 황원식

※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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